직원 다 잘라도 못 버텨…폐업 몰리는 자영업자

입력 2021-03-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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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0.7% 급감…직원 줄여 경영 유지한 자영업자는 일부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폐업 등으로 영업을 하지 않아 대부분 불꺼진 상점 거리가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폐업 등으로 영업을 하지 않아 대부분 불꺼진 상점 거리가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자영업자들이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KOSBI)이 28일 발표한 ‘KOSBI 중소기업 동향 3월호’를 보면, 올해 2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5만6000명(10.7%) 급감했다. 반대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06만9000명으로 4만5000명 증가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줄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건 기존에 직원(고용원)을 뒀던 자영업자들이 직원들을 해고하고 1인 자영업자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상당수 자영업자가 인건비 등 고정지출부터 줄인 결과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 13만8000명에서 올해 1월 15만8000명, 2월 15만6000명으로 확대됐다.

이보다 심각한 문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가 폭 둔화다. 2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가 폭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폭보다 11만1000명 작았다. 인건비를 절감해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자영업자보다 사업 자체를 접은 자영업자가 2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감소 폭은 확대되고 있는 데 반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 7만5000명에서 올해 1월 3만2000명, 2월 4만5000명으로 축소됐다.

전반적으로 자영업자들의 폐업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의 타격이 심하다.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대면서비스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피해는 종사자 규모별로 상이하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대기업 취업자는 2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0명(3.8%)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에선 202만3000명으로 23만1000명(10.2%) 급감했다. 중소기업에서 유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었단 건 사업체 자체가 사라졌단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비수도권 1.5단계)로 유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신규 국내발생 확진자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어서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되는 4차 긴급재난지원금 규모도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입은 피해에 비해선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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