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폭력 범죄에 이어 아시아인을 혐오하는 ‘증오 편지’가 배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각) 미국 지역방송 NBC4 등은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경찰이 아시안 증오 편지 사건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리버사이드의 한 네일숍에 한 장의 익명 편지가 배달됐다.
이 편지에는 “아시아인은 팬케이크 얼굴을 하고 바퀴벌레, 개, 고양이, 원숭이 뇌를 먹는다. 냄새나고 역겹다”며 “끔찍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미국을 떠나라”는 등 인종차별적 비방·욕설과 함께 협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네일숍 주인에게 자신의 편지를 고객과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매장에 전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편지를 받은 베트남계 아시아인 재키 부는 인스타그램에 편지를 공개하면서 “증오는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아시아인을 노린 폭력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에서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상점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익명의 증오 편지를 보내는 범죄 행위까지 등장한 것이다. 비슷한 내용의 편지는 캘리포니아주 힐즈버그, 샌버너디노 카운티의 아시아계 네일숍에도 도착했다
라이언 레일스백 리버사이드 경찰 공보담당관은 “이런 편지는 역겹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발신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 플레이서 카운티의 로클린에서도 아시아계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증오 메시지가 온라인으로 발송됐다고 지역 신문 새크라멘토비가 보도했다. 이 지역의 휘트니 고등학교 소속 아시안 학생들은 최근 익명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중국계를 비방하는 내용과 함께 “너희들은 이곳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 밖에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한국계 여성도 증오 편지를 받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며, 아칸소주에서는 백인 소방서장이 지난 13일 아시아계 남성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지는 등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가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