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공동 성명…“미국이 국제 질서 파괴하려 해”

입력 2021-03-23 16: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베이징서 양일간 외무장관 회담 마무리
“민주주의에 기준 없어...주권국가 독자 발전 인정해야”
러시아 “EU와의 관계도 이어가지 않을 것” 강수
양국 여행객 대상 ‘트래블 패스’ 장려하기로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3일 중국 구이린에서 회담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구이린/EPA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3일 중국 구이린에서 회담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구이린/EPA연합뉴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국제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해내겠다면서도 미국이 국제 질서를 파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국 구이린에서 개최한 이틀간의 회담을 마무리하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민주주의에 기준이란 없다”며 “주권국가의 독자적인 발전에 대해 다른 나라들은 법적인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홍콩과 대만, 체첸 등을 둘러싼 양국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이어 “국제사회 안정을 위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회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성명 발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서방 사회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지정학적인 제로섬 게임과 서방 국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일방적인 불법 제재를 거부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냉전 시대 동맹에 의존해 국제법 체계를 망가뜨리려는 미국의 행동이 파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은 비우호적인 국가가 양국 관계를 위협하지 못하게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는 무역 관계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 역시 “누구도 거짓말을 통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할 수 없다”며 “일부 서방 세력에 의한 조작은 국제 사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라브로프 장관은 마찰을 빚고 있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도 이어가지 않겠다는 강수를 뒀다. 라브로프 장관은 “공동체로서 EU와의 관계는 이제 없다. 이 관계는 EU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파괴됐다”며 “우리는 평등과 이해 균형을 기반으로 할 때 관계를 재구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을 대상으로 인권 제재를 결의했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 인권 탄압에 연루된 정부 관계자들이, 러시아는 체첸공화국 탄압과 관련한 관계자들이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힌 하늘길을 열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트래블 패스(검사결과 간편 증명)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미국이 고위급 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며칠 만에 러시아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다”며 “라브로프 장관과 왕 부장의 회담 주제는 미국에 대응하는 법이었다”고 전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667,000
    • +3.68%
    • 이더리움
    • 4,396,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602,000
    • +1.01%
    • 리플
    • 810
    • -0.25%
    • 솔라나
    • 290,400
    • +2%
    • 에이다
    • 812
    • +0.87%
    • 이오스
    • 783
    • +6.97%
    • 트론
    • 231
    • +0.87%
    • 스텔라루멘
    • 153
    • +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3,150
    • +1.9%
    • 체인링크
    • 19,430
    • -3.19%
    • 샌드박스
    • 405
    • +2.5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