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애틀랜타 총격 사건, 동맹국 한국에 큰 충격”

입력 2021-03-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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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수십 년 유대·동맹 관계…문화적 교류도 밀접”
미국 유학·이주 주저하게 된 한국인 사례 소개하기도
“미국서 한국 위상 높아지던 시점에 발생해 더 큰 파장”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애크워스 지역의 골드 스파 외곽에 17일(현지시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꽃과 포스터가 놓여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 총격사건 현장 중 한 곳인 애크워스 지역의 골드 스파 외곽에 17일(현지시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꽃과 포스터가 놓여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22일(현지시간) 지난주 발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수십 년간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날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전역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16일 미국 남동부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 한국인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지를 조명했다.

WSJ은 먼저 한국을 “한국전쟁 이후 수십 년에 걸쳐 미국과 지속적인 유대관계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자, 문화적으로도 밀접한 교류가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곳은 7000마일(약 1만1300km) 이상 떨어진 곳이지만, 많은 한국인에게 이 사건은 가까이에서 일어난 일처럼 느껴졌다”며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미국에 사는 친척이나 친구를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은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내고 있다”고 서술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인근 지역에서는 마사지숍과 스파업소를 겨냥한 총격 사건 3건이 잇달아 발생해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그리고 희생자 8명 중 절반은 51~74세의 한인 여성이었다. 희생자 대다수가 아시아인이었다는 점에서 미국 안팎에서는 사건 이후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WSJ는 해당 총격 사건이 알려진 이후 미국으로의 이주나 유학을 주저하게 된 한국인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한 회사원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미국 이주를 꿈꾸는 한국인 가족들을 많이 알고 있으며, 자신의 딸도 미국 유학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 이후 똑같은 일이 딸에게도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이를 망설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32세의 한 여성은 "그동안 미국을 다양성이 풍부한 이상적 사회라고 생각했지만, 자신과 똑 닮은 희생자들의 명단을 본 뒤에는 이 나라(한국)를 떠나면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내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큰 파문을 일으키게 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첫 해외 순방지 중 하나로 한국을 찾았고, 한국 영화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한국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최근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공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국인 이민자 가족을 묘사한 영화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국인들이 극장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 본사를 둔 비영리단체 ‘한인협의회(Council of Korean Americans)’의 에이브러햄 김 전무이사는 “정말 기묘한 이분법”이라며 "한편으로는 대중문화가 높게 평가받으면서도 아시아인들이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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