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한 슈퍼카 운전자가 아이 셋을 태우고 귀가하던 운전자에게 심한 욕설과 보복운전을 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산에 거주하는 다둥이 아빠라고 밝힌 작성자는 지난 3월 13일 저녁 7시께 가족들을 태우고 귀가하던 중 고급 외제 슈퍼카 운전자로부터 욕설과 심각한 보복운전 피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13일 저녁 귀가 중 신호 대기 중인 상태에서 맥라렌 차량이 급정차하며 무리하게 끼어들었다”면서 “젊은 남성이 ‘똥차 ○○가 어디서 끼어드냐’면서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의 사건으로 아이들이 마음의 충격을 받았다면서 “며칠 고민 후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아무리 복잡한 일이 생겨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동원할 것”이라며 고소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어 “현재 블랙박스 메모리가 고장나 제보를 받고 있다. 3월 13일 저녁 7시경 송정 삼거리 근처에서 이런 상황을 목격하신 분의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맥라렌 운전자도 대응에 나섰다. 맥라렌 운전자는 22일 오전 6시 33분경 ‘베스트 글에 올라온 맥라렌 차주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앞서 올라온 게시글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신호 대기 중 천천히 진입했는데 뒤에 있던 미니 운전자가 비켜주지 않으려고 제 차량을 가로막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면서 “그 차 안에는 아이들과 아내가 타고 계셨지만 제 차에도 여자친구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반려견이 타고 있어서 조심해서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려는 순간 미니 차주가 유리창을 내리며 ‘어디서 끼어드냐 ○○○○’라고 욕을 해서 저도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아 같이 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맥라렌 운전자는 “미니 운전자의 와이프가 ‘어린 놈이 어디서 렌트해왔냐’ 등 크게 욕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래서 선루프에 대고 ‘애들 있는 거 보고 참고 있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그러니까 거지처럼 사는 거다’라고 말한 게 자극적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교묘하게 말을 이어붙여 제가 죽을 죄를 지은 것처럼 표현해놨다. 제 신상은 물론 여자친구, 주변사람까지 전부 피해를 입어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낭떠러지로 몰린 상황”이라면서 “명예훼손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자 먼저 글을 올렸던 미니 운전자는 맥라렌 운전자가 썬루프 사이로 욕하는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마니 운전자는 “모든 자료를 보여드리기엔 고소장이 접수된 사건이라 수사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썬루프 사이로 욕하는 장면을 올렸다. 미니 차량이 워낙 작고 회색이라 자세히 봐야 판별이 가능하지만 영상을 재생 중인 모니터를 찍은 거라 그렇다”면서 원본 화질은 좋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보복운전 여부는 추후 블랙박스 영상 후에 해도 되겠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욕한 것은 선을 넘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블박 좀 공개해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니 운전자가 지난 19일 맥라렌 차주에 대해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시키면서 부산 해운대경찰서 형사과는 양측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협박과 모욕죄 적용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