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준비자가 85만3000명에 이르러 사상 최대로 증가했다. 이들 10명 가운데 9명이 20∼30대 청년층이었다. 여기에 취업할 의지도 없이 그냥 쉬는 청년층을 뜻하는 ‘니트족’이 작년 43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5000명(24.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충격으로 청년들의 고용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과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직장을 못 구하고 학원·기관 등의 교육을 받으면서 취업준비 상태인 사람들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8만3000명(10.8%) 늘어난 85만3000명이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8만9000명, 30대가 17만1000명으로 이들 연령층이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청년들의 취업난은 더 가중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아직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향후 경기가 개선흐름을 탄다고 해도 후행지표인 고용이 살아나기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업들이 채용을 미루거나 줄이는 추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63.6%의 기업이 올 상반기 한 명도 신규로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거나, 아직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취업을 아예 포기한 니트족(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1일 내놓은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니트족은 작년 43만6000명으로 분석돼 이 또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다. 이들은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에서도 육아·가사·교육·장애·취업 및 진학준비·군입대 대기 등 어느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고 ‘그냥 쉬는’ 사람들이다. 취업할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꽉 막힌 취업문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니트족이 전체 청년층(15∼29세)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8% 수준에서 작년 4.9%로 늘었고,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9.1%에 이르렀다. 특히 전체 니트족에서 전문대졸 이상 학력의 비중이 2019년 59.6%에서 작년 63.0%로 높아졌다.
니트족 급증은 일본 사례에서 보듯 심각한 사회문제다. 청년층들의 소득 감소와 후생 악화로 빈곤 문제가 커지는 것은 물론, 부모세대의 부담 가중, 사회적 비용 증대 및 생산활력 감퇴, 잠재성장률 하락 등으로 이어진다. 기업의 좋은 일자리 창출 말고는 달리 돌파구가 없다. 결국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로 청년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늘릴 수 있게 하는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이 해법인데 정부가 가는 길은 계속 거꾸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