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에쓰오일ㆍ현대오일뱅크)가 스마트ㆍ디지털 공장 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했다. 차세대 설비관리 시스템 '오션-허브'다.
오션-허브는 약 8㎢, 60만 기에 이르는 공정 설비 규모를 갖춘 울산Complex(울산CLX)의 설비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오션-허브는 일종의 설비 게놈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정비 방법을 제공하려면 재질, 설계 온도ㆍ압력 등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유사 설비의 정비ㆍ고장 이력, 가동 조건 등에 관한 데이터도 필요하다. 오션-허브는 이러한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한 시스템이다.
2019년 시작된 오션-허브 개발은 약 2년 만에 마무리됐다. 생산 현장 구성원들의 검증을 거쳐 80% 이상 데이터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시스템은 6월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오션-허브를 활용하면 1200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보다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전체 공장 설비부터 건물ㆍ차량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GS칼텍스도 '2030 통합관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GS칼텍스는 통합관제센터를 설립해 생산본부 내 30만 개 이상 설비와 연결된 공정 설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원유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각 단계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생산관리를 한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대로면 생산ㆍ기획ㆍ기술ㆍ정비 등 모든 상황을 즉각적이고 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쌍둥이 공장 '디지털 트윈'도 구축한다. 사이버 상에 생산본부와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만들고 현실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모의실험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예측하고 최적의 공정 운영 방안을 도출한다는 것이다.
'3D설비정보넷'도 제작하고 있다. 공장 내 전체 설비와 연계된 데이터를 3D공정모델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3D설비정보넷을 활용하면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정비 이력, 설계도면, 운전 현황 등 공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이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설비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에쓰오일은 공장 전 분야를 통합 관리하는 종합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한다.
에쓰오일은 생산, 안전, 정비, 품질 관리 등 11개 과제를 선정해 디지털화를 추진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공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으로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19년 도입해 효과를 나타낸 드론 검사시스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 헬멧'도 도입한다. 작업자는 스마트 헬멧으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시스템 통합에 나선다.
먼저 현재 운영 중인 100개 이상의 생산ㆍ영업ㆍ관리 시스템을 주요 통합 시스템으로 묶는다. 노후 시스템에 보관 중인 데이터 가운데 유의미한 데이터만 추려 주요 통합 시스템으로 이관한다.
현재는 경영진이 원하는 자료를 뽑아내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통합 시스템이 구축되면 실무진의 문제 해결 시간과 경영진의 의사 결정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공정 운영도 디지털화한다. 현대오일뱅크는 2023년까지 대산공장을 '스마트 플랜트'로 전환하기로 했다.
공정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량, 온도, 압력 등 공정 데이터와 설비ㆍ안전환경 데이터를 빅테이터로 분석해 공정 운영의 변수를 찾고 대응한다는 것이다.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공정 운전 모드를 설정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또 사물인터넷ㆍ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기존 설비들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함께 추진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유해가스 감지 센서와 열화상 카메라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순찰차량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