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에 종식될 것으로 예상되던 경영권분쟁이 주주총회까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3%룰'로 외국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를 얻는 게 중요해졌는데,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사 측에 대립하는 쪽에서는 주주제안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자회견도 불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19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면 인터뷰’에서 “주주의 권리와 책임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분명하다”면서 “지분 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조 부회장 측은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하면서, 이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 종식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25일 열린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에서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결국 주총까지 치열한 표대결이 이어지게 됐다. 사실상 회사의 모든 경영 사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감사위원 자리에 조 부회장 측이 추천한 인사를 앉히는 게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주총부터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는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42.9%의 지분을 들고 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나 19.32%를 소유한 조 부회장의 의결권은 3%만 인정받는다.
이에 따라 10.82% 지분을 들고 있는 둘째 누나인 조희원 씨와 5.21%를 소유한 국민연금의 표심이 중요한 변수가 됐다. 물론 이들의 지분도 3%로 제한된다. 총 20.92%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표를 끌어모아야 한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주총 결과를 예단할 수 없게 됐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재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박 회장 측을, 글래스루이스는 배당,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 박철완 상무 사내이사 선임 등 3개 안건에 대해서는 박 상무 손을 들어줬다. 이 가운데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가 박 상무가 제안한 배당 등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주요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금호석유화학 역시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소액주주들이 주총 결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