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생명도 중요하다’ 시위로 번진 애틀랜타 사건...바이든, 조기 게양

입력 2021-03-1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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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서 시위...‘증오범죄’ 거리두던 미국 경찰 “가능성 배제 못해” 입장 선회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8일(현지시간) 총격사태 항의 시위대 참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애틀랜타/EPA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18일(현지시간) 총격사태 항의 시위대 참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애틀랜타/EPA연합뉴스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한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미국 곳곳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워싱턴DC, 뉴욕시,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 미국 곳곳에서 애틀랜타 총격사건을 추모하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거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지난해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이후 미 전역을 휩쓸었던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구호를 연상시키는 ‘아시아인의 생명도 중요하다(Asian lives matter)’ 구호가 등장했다.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는 토탈리버레이션콜렉티브라는 단체 주도로 약 200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밤늦게까지 시위했다고 전했다. 시위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계 목숨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 ’아시아계 증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등장했다.

한글로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를 지킨다”라는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현지 뉴스 방송에 잡히기도 했다. 이들은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수년간 해결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다룰 때라고 주장했다. 뉴욕에서는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는 퀸스에서도 이날 밤 200명가량이 심야까지 집회를 열고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에 항의했다.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 17일(현지시간) 저녁 애틀랜타 총격 시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에 나섰다. wusa9 방송화면 캡처
▲워싱턴D.C.의 차이나타운에서 17일(현지시간) 저녁 애틀랜타 총격 시위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에 나섰다. wusa9 방송화면 캡처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21세의 백인 로버트 에런 롱이 마사지숍과 스파 등 3곳을 돌며 총격을 가해 아시아인 6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했다. 목숨을 잃은 8명 중 4명이 한인 여성이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통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4명의 피해자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피의자 범행 동기에 대해 신중 모드를 보이다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견해를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 애틀랜타 경찰은 이날 증오 범죄 기소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피의자 롱이 성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증오범죄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총격범 롱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공분을 샀던 제이 베이커 애틀랜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을 교체했다. 그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기자회견에서 당시 용의자였던 롱에 대해 “그는 완전히 지쳤고 일종의 막다른 지경에 있다”며 “(총격을 저지른) 어제는 그에게 정말 나쁜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 하원에서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집중 조명하는 청문회가 열렸고,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연방 관공서와 군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이에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전역의 공공건물 및 부지, 군 초소와 기지, 군사 시설과 해외의 미 대사관과 공사관, 영사관 및 해군 함정에 22일 일몰 때까지 조기가 게양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지도자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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