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에서 1000조 원이 넘는 초대형 ‘보복 소비’가 예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1년 동안 축적된 고액의 초과 저축액이 백신 접종 가속화 등에 따라 지갑 밖으로 쏟아져 나올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올해 1월까지 약 1조7000억 달러(약 1907조 4000억 원)를 축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아직 여행 등에 대해서는 자숙이 요구되고 있지만, 가처분 소득이 있는 사람들은 외출을 통해 그간의 ‘보복 소비’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의 소매 매출액은 역대 최고 수준에 가까워졌으며, 고용 수준도 개선됐다. 아울러 가속화하는 백신 접종은 미국 국민의 소비에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슈퍼 부양책은 이러한 소비 추세에 한층 더 훈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의회를 통과한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미국 성인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에 걸쳐 서서히 재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연방정부는 이미 현금 지급을 개시했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2분기 미국의 개인 소비가 경제 재개에 따라 적어도 최근 70년 중 가장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서비스업 회복의 견인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경제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제 대책은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것과 동시에 실시된다”며 “은행 계좌에 이미 많은 자금이 있고, 갚아야 할 빚이 별로 없는 경우에는 아마 더 안심하고 급여비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