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의 친부(親父)를 찾기 위해 경찰이 조사 대상을 넓히고 있다. 애초 숨진 아이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 씨가 국립과학수사원(국과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親母)로 밝혀지면서 경찰은 아이의 친부가 이번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보고 있다.
조선일보는 18일 경찰이 숨진 아이의 친부를 찾기 위해 석 씨와 3년 전에 연락을 취했던 남성을 대상으로 저인망식 수사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석 씨 주변 남성을 중심으로 DNA 검사를 진행했다. 석 씨의 현재 남편과 내연남 2명, 아이를 두고 떠난 석 씨의 딸 김 씨(22)의 전·현 남편을 검사했지만, 결과는 모두 ‘불일치’.
이에 따라 숨진 아이가 태어나기 전·후인 3년 전 연락을 취했던 남성까지 조사 대상을 넓힌 것이다.
검사 대상에 오른 한 택배기사는 “택배 연락 정도만 했을 뿐이고,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황당했다”며 “범죄자로 지목받는 듯해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DNA 검사 대상자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기준 약 20명에 대한 DNA 검사 결과가 나왔지만, 이들 중 친부는 없었다. 경찰은 DNA를 채취하는 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경북 구미경찰서는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석 씨를 대구지검 김천지청에 송치했다. 미성년자 약취 혐의는 사라진 여아를 대상으로, 사체유기 미수는 숨진 여아를 대상으로 한 범죄행위이다.
경찰 조사 결과 석 씨는 애초 시신을 발견했다고 알려진 날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9일 숨진 여아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 주인의 “(딸의) 방을 빼달라”는 연락을 받고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의 시신을 먼저 발견했지만, 즉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다음 날에야 남편에게 알린 것이다.
경찰은 석 씨 송치에 앞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석씨가 시신을 실제로 유기(遺棄)하지는 않았지만, 신고를 미루고 시신을 방치한 점 등을 감안해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의 친부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석 씨의 딸 김 씨가 낳은 여아와 자신이 낳을 딸을 바꿔치기한 뒤 사라진 아이의 행방과 공범·공모 여부 등 의혹을 해결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석씨가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 딸의 행방과 생존 여부, 바꿔치기 수법 등 사건 핵심 요소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날 열린 브리핑에선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경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는 답변만 내놨다.
경찰은 석 씨가 바꿔치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씨 딸의 행방과 생존 여부, 바꿔치기 수법 등에 대해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