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등 단기성자금에 머물며 돈의 유통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통화승수는 반등 한달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1월중 M2는 전년동월대비 10.1%(295조2000억원) 증가한 3224조2000억원(평잔 원계열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7월(10.0%) 이래 처음으로 두자릿수대 증가세를 보인 것이며, 2009년 10월(10.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23.5%(133조4000억원) 늘어난 702조원을, 요구불예금은 32.7%(84조9000억원) 증가한 34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19.5%(154조8000억원) 확대된 949조8000억원을,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6.6%(100조8000억원) 늘어난 1618조1000억원을 보였다. 특히 기업 증가율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12월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7월 17.4%였다.
정진우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와 기업 모두 신용공급이 많이 늘었다. 특히, 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은 대출이 많았고, 자금조달 여건이 괜찮았던 기업들도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 등 직접금융을 통해 조달을 많이 했다. 금리가 바닥이라고 보고 미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M1도 25.2%(238조3000억원) 늘어난 1183조4000억원을 보였다. 이 또한 작년 6월(21.3%) 20%대 증가세로 올라선 후 8개월연속 20%대 증가세를 지속했다.
한편, 전월과 견줘서 보면 M2는 1.3%(41조8000억원) 확대된 3233조4000억원(평잔 계절조정기준)을 기록했다. 증가율로는 2018년 1월(1.4%) 이후, 증가규모로는 1986년 통계집계이래 역대최대치를 보였다. 본원통화도 전월보다 2.1%(4조5000억원) 증가한 223조8000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본원통화대비 M2로 계산하는 통화승수는 14.45배(평잔 계절조정기준)에 그쳤다.
정 차장은 “M2보다 본원통화 증가율이 더 커 통화승수가 줄었다. (통화승수 하락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