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6일 벤처업계를 만나 복수의결권 도입을 공언했다. 복수의결권은 쿠팡이 미 증시 상장 과정에서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에 부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규제혁신추진단은 이날 벤처업계와의 현장간담회에서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복수의결권 도입 등 규제혁신을 약속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1997년 벤처기업법을 제정해 제1 벤처붐 기반을 마련한 것처럼 제2 벤처붐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신속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복수의결권은 비상장 벤처기업이 투자 유치를 받을 때 경영권 희석 우려가 없도록 창업주에 다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1주당 의결권 한도를 10개로 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여당의 추진 의지에다 국민의힘은 전체 기업에 차등의결권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라 원만하게 통과될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에서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지난 1월 중소기업연구원은 복수의결권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증가시켜 성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의사결정 권한에 예민한 39%에서 1%포인트 상승하면 연구개발 투자가 540만 원 늘어난다는 내용이다.
다만 시민사회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포기하는 처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달 논평에서 “복수의결권 주식은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문제인 소유와 지배의 괴리를 더욱 심화시키는 제도다.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