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람들, 무자본 M&A 2년여 만에 상폐 위기

입력 2021-04-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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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투자사 "결정된 자금 집행한 것 뿐"…이모 전 에스모 회장과의 관계는?

좋은사람들 현 경영진이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았던 회사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이 회사를 무자본 M&A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자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에스모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도피 중인 이모 회장이다.

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2018년 좋은사람들 최대주주가 된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제이에이치리소스가 50억 원을 납입하고, 에스모(35억 원), 디에이테크놀러지(35억 원), 동양네트웍스(현 비케이탑스, 30억 원) 등이 100억 원을 투자해 성립된 조합이다. 제이에이치리소스가 납입한 50억 원은 윤모 씨가 투자한 자금으로, 이른바 사채다.

해당 거래에서 에스모, 디에이테크놀러지, 동양네트웍스에서 들어온 100억 원 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회사들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모 회장이다. 이 회장은 현재 에스모 주가조작 사건 등에 연루돼 도피 중이다. 그는 라임 자금이 투자된 회사들에서 실질 지배력을 행사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이렇게 모은 150억 원을 2018년 10월29일 좋은사람들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납입하고 최대주주가 됐다.

좋은사람들 투자사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들이 모두 퇴직해 정확한 사정은 알기 어렵지만 (담당자가) 재직 당시 (해당 투자에 대해) '이미 결정된 것을 집행한 것뿐'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제이에이치리소스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는 '라임사태'가 불거진 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지난달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특별결의를 통해 해산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투자조합이 보유하고 있던 좋은사람들 주식 349만 주는 조합원들에게 현물로 분배됐고, 이들은 이를 대부분 장내 매도했다.

이 투자조합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4291원이고, 당시 좋은사람들 주가가 1000원 초반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70%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투자 성립 배경에는 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와 이 회장의 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가 이 회장으로부터 100억 원의 받을 돈이 있어 대신 투자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투자사들은 이 회장이 실질적 지배력을 잃자,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최대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현물분배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애니콜 신화'로 유명해진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이다. 아울러 과거 '이용호 게이트'로 널리 알려진 이용호 전 G&G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서 2심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좋은사람들과 이 대표 측에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했지만 취재를 거부했다.

한편,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을 거절당해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좋은사람들 현직 대표의 배임ㆍ횡령설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는 외부감사 과정에서 감사인이 이 대표를 고발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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