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하는 가구가 큰 폭으로 늘면서, 과세 대상 기준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하는 1주택 보유자나, 보유 주택의 합산 공시가격이 6억 원을 초과하는 다주택자는 종부세 대상이 된다.
업계에서는 집값이 계속해서 오르는 만큼 1주택자에 한해 9억 원 기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당분간 1주택자 세 부담 완화나 기준 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정훈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15일 “종부세를 비롯해 전체적인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추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1주택자의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 원을 상향하는 여부에 대해서도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이 6억 원(시세 9억 원 수준) 이하인 공동주택 비중이 전체 92.1%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공시가격 9억 원(시세 12억~13억 원) 초과는 3.7%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올해부터 종부세 대상 중 만 60세 이상 고령자는 연령대별로 20~40%의 공제 혜택을 받는다. 5년 이상 장기보유자도 보유 기간에 따라 20~50%의 공제를 받게 된다. 장기보유와 고령자 공제의 합산은 80%까지 적용된다.
1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소유한 경우 1세대 1주택자로 신청할 수 있다. 공시가격 9억 원 기본공제와 고령자‧장기보유자 세액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1주택자의 경우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의 전년도 대비 증가분은 50% 이내로 제한된다. 다주택자는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3주택 이상 보유자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최대 6%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주택분 재산세와 종부세는 6월 1일 기준으로 해당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과세한다. 세액 공제 확대로 1주택자의 감면 혜택을 확대한 만큼, 추가적인 세 부담 완화나 과세 기준 상향은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평균값이 10억 원에 달하는 현실에 맞춰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입자에게 보유세 부담을 전가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초 종부세 과세 대상은 호화주택이었는데 지금은 평균가격이 됐다”면서 “집값 상위 5% 이내 등으로 기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05년 종부세를 도입할 당시 호화주택에 징벌적 수준의 과세를 한다는 취지에 맞춰 1주택자 기준을 20억~30억 원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