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사회단체들 사이에서는 가스전 사업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미얀마 군부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을 개발ㆍ시추해 중국에 판매하고 있다. 가스전 사업 관련 지분은 포스코인터내셔널 51.0%, 인도국영석유회사 17.0%,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 15.0%, 인도국영가스회사와 한국가스공사가 각각 8.5%씩 갖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사업으로 지난해에만 30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은 4745억 원이다.
외교부는 12일 미얀마와의 국방ㆍ치안 분야 신규 교류와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측은 에너지ㆍ사회기반시설 건설 사업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관계부처에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 제재 자체는 저희가 사업을 운영하는 방면의 제재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라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고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관해서는 "내부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스전 사업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도형 세계시민선언 공동대표는 "(미얀마 시민사회단체들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사업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군부에 이익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아달라, 이익금이나 배당금 지급을 잠시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MOGE가) 군부 영향력 아래 있는 한 자금줄을 대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 수익과 배당금은 MOGE가 아니라 미얀마 국책은행인 MFTB로 지급되기 때문에 군부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지법상 미얀마 산업부 산하 공기업인 MOGE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군부가 건드릴 수 없도록 금지돼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MOGE는 정부 조직이어서 군부가 아니라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시민단체들 논리라면 미얀마 공무원들이 모두 군부 정권 아래에 있으니 일을 멈춰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토머스 앤드루스 UN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11일(현지 시각) UN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MOGE를 언급하면서 석유ㆍ가스 수입이 군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다자간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역시 관련 사업의 지분을 가진 만큼 사회적 논쟁을 거쳐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사업을 철수하는 게 맞는지, 미얀마 군부가 있더라도 수익이 나니까 욕을 먹으면서 유지할 것인지 논쟁해서 결론 내야 할 문제"라며 "국회와 학계, 시민사회가 모여 토론하지 않고서는 답이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