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못사고 돌려받은 돈 어디로?

입력 2021-03-11 15:32 수정 2021-03-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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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공모주 청약 이벤트’(64조 원)는 마무리됐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 청약자에게 환불되는 64조원의 향배는 여전히 초미의 관심사다. 뭉칫돈 중 상당 규모가 은행 등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더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아 헤맬 가능성이 커서다. 증권가도 청약 환불금 잡아두기 위한 대응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63조619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반공모 배정물량은 573만7500주로, 3729억 원 수준이다. 증거금 대부분인 63조2469억 원이 12일부터 투자자 계좌로 환불돼 시장에 풀리게 된다.

대기자금으로 이동할 듯…“작년과 다른 장세에 관망”
증거금 중 상당수는 은행 예·적금을 깨거나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대출 포함)을 받은 돈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6조45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35조1843억 원)과 비교해 불과 6영업일 만에 1조2658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올해는 중복 청약 허용이 흥행에 기름을 부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증권사 6개의 계좌를 모두 개설해 청약할 수 있다. 가족은 물론 친척 명의까지 동원해 청약 계좌를 모으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는 최근 들어 신규 계좌가 급증한 배경이기도 하다.

대표 주관사 NH투자증권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 청약 전날이었던 이달 8일까지 올해 들어 83만6274개의 계좌가 생겨났다. 같은 기간 공동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도 44만9251개, 인수단인 하나금융투자도 17만1611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됐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대표적이다. 주식투자 자금과 비교하면 ‘위험 선호’ 성향이 낮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단기 운용처가 선호되기 때문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빅히트나 카카오게임즈 IPO 당시에는 증시가 워낙 좋다보니 대형주, 성장주 등 직접 투자로 바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증시가 조정 국면을 거치는 만큼 투자자들도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증시 주변 자금으로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관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사이언스 다음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증거금(58조5543억 원)을 확보한 기업이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대폭 늘어났다.

청약 증거금이 환불된 9월 4일 투자자예탁금은 63조2581억 원을 기록했고, 다음 거래일인 7일, 63조1009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는 청약 직전일인 3일 45조1282억 원을 찍은 후 환불금 납입 당일인 4일, 58조1312억 원으로 13조 원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대어’ 찾아 나서는 투자자도
단기 상품에 환급금이 머물다 후속 공모주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증권가에선 이달 IPO 예상 기업 수는 10곳 수준으로 관측했다. △항공우주(제노코) △로봇 및 산업용 부품(해성티피씨) △영상 시각효과 전문(자이언트스텝)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대어’들의 출격 소식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만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 등도 올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에도 IPO 시장은 호황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이달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1조4000억~ 1조8000억 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본다. 공모금액 기준으로는 과거 2010년 2조 535억 원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증권사들도 청약 환불금 잡기에 나섰다. 공모 청약자에는 ‘동학 개미’도 포함돼 상당 자금이 시장 유동성으로 남아 다양한 투자처에 투입될 것이란 기대에서다. 실제 지난해 빅히트, 카카오게임즈 당시에도 환불금으로 금융상품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권, 현금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로는 60대(32%)가 가장 많았다. 50대(28.1%)와 40대(22.54%)가 뒤를 이었으며 20대는 3.1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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