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5G 단독모드(SA) 상용망을 구축한 미국 T모바일이 최근 품질조사에서 5G 가용성(Availability·연결시간)이 크게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옵션2의 한계로 다운로드 속도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T모바일은 SA 상용망 구축 뒤 가용성이 개선됐다. 가용성은 5G 네트워크 연결시간의 비중을 측정한 것이다. 5G가 얼마나 잘 터지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가용성이 높을수록 5G에 연결되는 시간이 길다는 뜻이다.
오픈시그널은 지난해 8월 4일 T모바일이 5G SA 상용화를 하기 전후로 품질 조사를 한 뒤 지난달 보고서를 내놨다. 분석 시점은 △SA 상용화 1개월 전 △2020년 8월 4일 SA 상용화 △SA 상용화 30일 뒤 △SA 상용화 5개월 뒤 등 4가지로 구성된다. SA 상용화 이후 도시 지역과 외곽 지역 모두 가용성이 개선됐다. 도시 지역에서는 상용화 시점 26.9%였던 가용성이 5개월 뒤 31.5%로 개선됐고, 외곽지역에서는 24.5%에서 33.3%로 늘었다. 즉, 5G SA의 수혜는 외곽 지역에서 더 두드러진 셈이다.
가용성에 더해 지연 시간도 개선됐다. 비단독모드(NSA)일 때 도시에서 평균 지연 시간은 77.2%였는데 SA에서는 58.9%로 떨어졌고, 외곽 지역에서는 100%에서 78.4%로 줄었다.
오픈시그널은 “초저지연은 5G의 핵심 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T모바일의 이같은 결과는 5G SA 상용망을 준비하는 통신사업자이 참고할 말한 좋은 사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옵션2의 한계로 SA 상용화 이후 5G 다운로드 속도는 뒷걸음질 쳤다. 5G 다운로드 전송 속도는 도시 지역에서 NSA로 평균 64.4Mbps를 기록했으나 SA에서 28.6Mbps으로 떨어졌다. 외곽지역에서는 53.4Mbps에서 30.0Mbps으로 하락했다.
오픈시그널은 “T모바일 경우 600㎒ 대역의 주파수를 활용해 5G SA를 구현했는데 LTE 주파수 없이 사용한 결과 속도 저하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T모바일은 600㎒대 저대역 주파수로 5G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지난해 스프린트와 합병하면서 2.5㎓ 대역의 중대역 주파수도 확보했다.
오픈시그널은 세계 최초 5G SA 상용망 사업자인 T모바일의 이번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5G SA를 상용화한 초기 사업자로서 여타 사업자들에게 실증을 제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미국과 한국의 5G 구축 환경 등이 달라 T모바일의 사례가 국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배분 등 상황이 한국과 달라 한국에서 SA 상용화가 되면 T모바일처럼 5G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