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여권이 뭐길래?”…중국도, 유럽도, 태국도 도입 검토

입력 2021-03-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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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백신 여권’ 도입 검토
WHO “백신 여권 부작용 우려” 반대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 퍼뜨릴 수도
선진국만 백신…‘불평등’ 지적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며, 백신 여권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백신 여권은 정부가 발급하는 일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로, 중국은 물론, EU와 태국 등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7일 화상으로 진행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들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상호 인증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U는 지난달 열린 정상회담에서 백신 여권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 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5일 27개국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시스템 마련을 위한 법적 기술적 작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수입에 큰 타격을 입었던 동남아 일부 국가도 백신 여권 도입에 적극적이다. 태국은 현재 트래블 버블 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르면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미 백신 여권 도입 검토를 마친 국가도 있다.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는 5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영국인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나 진단검사 없이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에게 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또 이스라엘과 백신 접종자에 한해 양국을 격리기간 없이 오갈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백신의 불안전성을 이유로 백신 여권 발급을 반대하고 있다. 백신 관련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데다가, 백신 접종 후 증상이 없더라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백신 여권 도입에 대해 “윤리적이고 실용적인 이해 차원에서 국제 여행에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전 세계적으로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WHO는 현재 허가된 백신의 접종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아직 모르는 데다, 관련 데이터가 여전히 수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부 선진국을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백신 여권이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클 라이언 팀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공평함을 기반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다”면서 “백신 여권은 불평등과 불공정을 더 각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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