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처벌과 환수 규정을 담은 법 개정이 추진된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가 밝혀지면 1년 이상의 징역형과 이익 대비 3~5배의 벌금형을 함께 받을 수 있다. 이익이 50억 원을 넘어갈 경우 5년 이상부터 무기징역까지 처해진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을 통해 8일 입법청원했다. 개정안은 △공공주택 사업을 위해 검토 중인 후보지 등 개발 관련 정보 △공공주택사업을 위한 각종 계획의 수립, 공공주택의 건설 및 매입에 관한 정보를 ‘미공개 중요정보’로 정의했다.
국토교통부와 LH,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의 전‧현직 종사자가 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부동산 자산이나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계약 체결 후 2주 이내에 거래 사항을 종사 중인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가 드러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이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현행 5년 이하 벌금이나 5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자본시장법 수준으로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이익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 징역 △50억 원 이상이면 5년 이상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징역형이나 벌금형 중 하나를 택하는 현행법과 달리, 개정안은 징역형을 선고하는 경우 벌금형을 함께 적용(병과)할 수 있게 했다. 미공개 중요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이를 다시 타인에게 전달해도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민변 김남근 변호사는 “공직자의 미공개 정보 이용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거래 신고를 의무화하고, 투기로 인한 이익은 자본시장법과 같이 징벌적 수준으로 환수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그동안 민변과 참여연대가 준비해온 법안이기 때문에 의원발의가 아닌 입법청원 방식으로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며 “그동안 정부가 투기를 방치해왔는데, 늦게나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제대로 고쳐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