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열풍이 불면서 주식시장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상장 당일부터 연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증시 활황에 따라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총 15개 기업(스팩 제외)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신규ㆍ이전 상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5개 기업이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3배 늘어난 수치다. 시중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업공개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올해 상장한 기업 중 4개 만이 상장 당일 ‘따상’으로 마무리했다. 따상은 신규 상장기업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후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한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IPO 대어’가 몰리며 따상 열풍이 불기도 했다. 지난 1월 27일 상장한 선진뷰티사이언스를 시작으로 모비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오로스테크놀로지 등이 상장 당일 ‘따상’ 기록을 이었다.
반면 이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에서 형성됐지만,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첫 상장 스타트를 끊은 엔비티는 공모가(1만9000원) 두 배인 3만8000원에 시초가가 정해졌만, -3.95%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핑거, 솔루엠, 아이퀘스트 등도 상장 당일 시초가 대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월 28일 상장한 씨앤투스성진은 공모가(3만2000원) 대비 낮은 3만17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고, 당일 -9.46%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주가 흐름도 우하향이 지배적이다. 올해 상장한 기업 15개 중 1개 기업을 제외하고,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상장 당일 종가와 5일 기준 종가를 비교한 결과, 가장 크게 떨어진 기업은 모비릭스(-40%)로 나타났다. 이어 선진뷰티사이언스(-32.1%), 피엔이이치테크(-31.2%), 엔비티(-29.2%), 아이퀘스트(-24.3%) 등이 뒤를 이었다. 상장 당일 시장에서 주식을 사면 높은 확률로 손실을 보는 셈이다.
이에 기업공개 시장에서는 공모주 고평가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실현이 목적이기에 수요 예측에서 우호적 평가를 낸다”며 “IPO 시장 수익률도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