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1년 연임…사모펀드 후속조치 숙제 산적

입력 2021-03-04 14:04 수정 2021-03-0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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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권광석<사진> 우리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전년과 같이 1년이다. 사모펀드 사태 후 현장 경영과 조직 다잡기로 내부 안정화를 이뤄낸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모펀드 배상 마무리와 코로나19 충당금으로 악화한 실적을 개선하는 것은 숙제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는 4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광석 현 행장을 추천했다.

권 행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부여받았으며, 이번에도 1년 임기를 받았다. 현행 상법상 은행장 임기는 최대 3년까지 가능하다. 권 행장의 선임은 5일 열리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이달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자추위는 "권 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정과 내실을 기하고 있는 점,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 점, 채널 혁신의 일환으로 고객에게 고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점 간 협업체계(VG·같이그룹 제도)를 도입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과 경영의 연속성 등을 고려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 행장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권 행장은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을 거쳐 자회사인 우리PE 대표를 끝으로 우리금융을 떠났다. 이어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를 맡았다가 작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금융권에서는 권 행장의 연임 배경을 두고 우리은행이 라임 사태와 관련한 분쟁 조정 절차와 금융당국 제재, 금감원 종합감사 등을 앞둔 상황에서 리더십 교체가 부담스러운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임 사태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직무 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상황에서 은행장까지 교체할 경우 안정적인 조직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리금융은 오는 18일 제재심 속개를 앞두고 있다.

권 행장에게는 실적회복의 과제도 남아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에게 업계 4위 자리를 내주게 된 점은 우리금융 핵심 계열사 대표인 권 행장에게도 부담 요소다. 우리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3070억 원으로 지난 2019년 1조8720억 원 대비 30% 넘게 줄어든 반면, 농협금융은 1조7796억 원에서 1조7359억 원으로 2.4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은행 실적만 보더라도 우리은행의 작년 실적은 1조3630억 원을 기록한 반면, 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1조3707억 원을 기록하면서 간발의 차로 등수가 역전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작년 4분기 대규모 명예퇴직과 라임 관련 배상 비용, 코로나 충당금 등 비경상적 요인이 많이 발생했다"며 "다만 우리은행은 최근 적극적으로 마진을 관리하고 있고, 권 행장의 연임과 함께 실적회복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추위는 이날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김경우 현 대표를 추천했다. 임기는 1년이다.

김 대표는 JP모건, 모건스탠리 등의 해외 금융투자회사를 거쳐 2018년 3월부터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통한 2020년도 흑자 전환 성과 등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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