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테크놀로지의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절반 아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가 계속되면서 협력업체에 올해 스마트폰 부품 주문이 6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화웨이는 올해 7000만~8000만 대 분량의 스마트폰 부품을 주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해 출하량(1억8900만 대)과 비교했을 때 6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이어지면서, 5G 모델 부품 조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미국 상무부는 4G 등 낡은 통신기술 관련 부품에 대해서는 화웨이로의 공급을 일부 허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5G 핵심 부품은 대부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FT는 “미국 정부의 5G 모델 부품 수출 허가가 없어 화웨이 주문이 4G 모델용으로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 사이에서는 화웨이 생산 계획이 5000만 대 부근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지난 2019년 5월부터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해 왔다. 화웨이와 자회사를 거래 제한 기업으로 지정하더니, 최근에는 미국 제조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고강도 제재 속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말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기도 했다.
한때 바이든 정권이 출범한 이후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새 행정부 역시 화웨이에 대한 강경 기조를 쉽사리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는 지난달 초 “상무부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서 블랙리스트 회사를 제거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들 대부분 국가안보나 외교 정책상의 이유로 여기에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러만도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대외적인 어려움 속에서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아예 휴대폰 사업 자체를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지난 1월 일부 언론은 화웨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 ‘P’와 ‘메이트’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런정페이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