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존 케리 기후 특사는 이날 IHS마킷이 주최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가해 주요 석유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논했다. 이 자리에서 케리 특사는 “여러분은 많은 자산이 좌초 위기에 놓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석유를 고집한다면) 이번 전투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석유·가스 대신 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솔루션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을 기업들에 촉구했다. 그는 “석유업체들은 어떻게 에너지업체가 될 수 있는지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를 위해 이미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기업들에 박수를 보낸다”고 언급했다.
현재 석유업계에서 탈석탄 움직임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국 BP와 로열더치쉘, 프랑스 토탈(TOT) 등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미국 석유업체들은 청정에너지 투자는 늘리고 있지만,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모색하는 수준은 아니다.
케리 특사의 발언에 미국 기업들은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비키 홀럽 최고경영자(CEO)는 “화석 연료를 배제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은 탄소 배출량 감소”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석유 시장의 회복 상태가 매우 좋아 보인다. 석유 산업은 향후 몇 년간 우리에게 상당히 좋게 작용할 것”이라며 현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강조했다.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 역시 지난달 CNN과의 인터뷰에서 “석유와 가스는 여전히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20년 후에도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는 매우 큰 규모로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탄소 제로’ 정책을 시작한 버나드 루니 BP CEO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112년간 석유·가스 회사였지만, 이제는 회사를 재창조해야 할 시간”이라며 청정에너지 사업을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