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주도 속 국제곡물가격도 급등세..가공식품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밥상물가로 대표되는 채소·과일·달걀 등 식료품값 급등세가 20% 넘게 올랐던 10년전 기시감(데자뷔)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식료품가격 상승은 2000년대 중반이후 과거 세 차례 상승기 중 2010~11년(2009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21개월) 상승기를 닮았다고 봤다. 당시 식료품값은 2009년 11월대비 21.1%(2009년 11월대비 1년후 11.0%)나 급등했었다. 2010년 기상여건 악화와 구제역 확산으로 농축수산물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2011년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값이 오름폭을 확대했었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가격 급등 시기와 변동요인 측면에서는 2016~17년(2016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7개월, 2016년 7월 대비 7.6%) 상승기와도 유사하다고 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식료품값은 올 들어서도 4.4%나 올랐다(2020년 8월부터 2021년 1월까지 6개월중 6.1%, 올 1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6.5%). 이는 같은기간 미국(3.5%)과 독일(2.3%), 일본(1.2%), 영국(0.7%)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뚜렷이 높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10.2%(1월 기준) 급등한 반면, 가공식품은 1.9% 상승에 그쳤다. 지난 6개월간 상승(6.1%)을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각각 5.8%포인트와 0.3%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 가공식품 역시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곡물가격 상승은 통상 10개월 후 가공식품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국내 가공식품 관련 업계가 올 7~8월까지 소요물량에 대한 계약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 식료품가격 상승기에 비춰볼 때 농축수산물가격 급등세는 추가적인 충격이 없다면 수급상황이 개선되면서 완만해질 것”이라면서도 “최근 국제곡물가격 상승이 오름세가 확대되거나 장기화할 경우 가공식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수요회복 속도와 관련업계 비축물량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