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미얀마 은행들…경제 위기 심화

입력 2021-02-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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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직원들, 쿠데타 대항 위해 거리로 나서
담당 인력 부족으로 지점 폐쇄
급여 지급 시기 도래에 혼란 심화 예상
미얀마, 현금 기반 사회여서 은행 마비 더욱 치명적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24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꽃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양곤/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 24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꽃을 들고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양곤/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은행들이 군부 쿠데타와 이에 항의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 속에서 운영을 거의 중단하면서 이미 취약해진 국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직원들이 지난 1일 발생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민불복종 운동(CDM)에 참여하면서 은행이 마비된 상태다. 은행원들은 공무원과 교사, 철도 근로자, 병원 의료진, 기타 노동자 등 각계각층 구성원과 함께 집단 출근 거부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얀마에 있는 대부분의 은행은 돈 세기에서 기업 급여 제공에 이르기까지 각 기능을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 지점을 폐쇄해야 할 정도다. 은행들은 현금인출기(ATM)와 온라인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직원 부족과 군정에 의한 인터넷 폐쇄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월말 기업들이 직원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해서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러한 위기는 미얀마와 같은 현금 기반의 사회에서 더 치명적일 수 있다.

민간은행 대부분이 문을 닫고 나서 일부 국영은행만 영업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현금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이들 은행의 ATM에 몰려들고 있다.

미얀마의 저명한 역사가 탄트 민우(Thant Myint-U)는 “수천 개 기업에 대한 지불과 100만 명 이상 사람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며 “은행 시스템의 셧다운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정치적 대치 상황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비키 보우먼 미얀마책임경영센터(MCRB) 소장은 “민간은행들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들은 매일 국무위원회와 중앙은행으로부터 지점을 열 것을 요구하며 겁박하는 전화를 받는다”고 전했다. UAB, 요마은행, 캄보자(KBZ)은행 등 미얀마 현지 은행 3곳은 이번 주 성명에서 “미얀마 국민의 의지와 이익에 따라 대화와 화해를 바탕으로 위기가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직면한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쿠데타 이후에도 평상시처럼 기업들이 사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군부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캐나다는 군부 고위 인사들과 그들의 사업을 겨냥해 속속 제재를 발표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1일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소 윈 부사령관 등 군부 관계자 10명을 제재 대상에 올린 데 이어, 22일 쿠데타에 연루된 인사 2명에 대해 미국 내 자산동결과 자금거래 금지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도 “EU는 쿠데타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제한 조치를 채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군부를 겨냥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쿠데타 이후 문을 열었던 군 소유의 은행 두 곳은 인출금액을 제한해야 했는데, 이는 이들 은행에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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