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TV 제조사가 빅데이터 창구로 스마트 TV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 내 소프트웨어를 대폭 강화하고,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사업 고도화를 위한 포석 다지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LG전자는 24일 자사 스마트 TV에 적용하고 있는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webOS)를 앞세워 TV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올해부터 미국 RCA, 중국 콩카 등 전 세계 20여 개 글로벌 TV업체에 강화한 콘텐츠를 실은 웹OS(webOS) 플랫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LG전자는 스마트TV 사업을 대폭 강화해왔다. 지난달 미국 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알폰소’ 인수에 한화로 87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이달 중순엔 글로벌 광고 공급자 플랫폼(SSP)인 스팟엑스(SpotX)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부쩍 스마트 TV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자사 스마트 TV 플랫폼인 '삼성 TV 플러스'는 한국과 미국, 캐나다 등을 포함한 총 13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올해 서비스 국가 수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표이사(CEO) 직속으로 빅데이터 센터를 신설했는데, 스마트TV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CE(소비자가전) 부분과 밀접하게 협업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광고인 '삼성 애드'를 내보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양사 스마트 TV 사업의 초점은 결국 ‘빅데이터 구축’으로 모인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들여와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고, 이 플랫폼에 모여든 시청자 데이터를 집계한다. 이 데이터는 향후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조타수’ 노릇을 하게 된다. 시청자 최적화 광고 시스템 구축, 타 사업부와의 연계 가능성 등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와도 긴밀히 연관된다.
빅데이터 창구로 스마트 TV가 선택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달라진 TV의 역할 때문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단지 정해진 콘텐츠를 내보내는 하드웨어적 기능의 중요도가 높았다면, 현재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이를 통해 확보되는 선택권의 폭에 소비자들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TV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에 출하되는 TV 가운데 스마트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 71.6%에서 지난해에는 84.8%까지 늘어났다. 오는 2024년에는 전체 TV의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