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 ‘쿼드’ 의식?…중국, 시진핑 주석 인도 방문 가능성 시사

입력 2021-02-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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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분쟁 중인 인도와 갈등 봉합나서
중국 외교부 "인도 브릭스 정상회담 개최 지지"

▲중국이 22일(현지시간) 인도의 브릭스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하반기 인도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이 개최한 ‘다보스 어젠다’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이 22일(현지시간) 인도의 브릭스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하반기 인도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이 개최한 ‘다보스 어젠다’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하고 있는 모습.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수습하고 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올해 하반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신흥 5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할 수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타임스 오브 인디아’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이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인도가 브릭스 정상회담을 주최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브릭스 메커니즘을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경제, 정치 안보, 인적 문화 교류와 관련 인도와 브릭스 회원국과 협력해 소통과 대화를 강화할 것”라고도 했다. 중국 외교부의 이같은 입장 발표에 인도 현지언론은 시 주석의 인도 방문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인도는 올해 브릭스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아직 개최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다면 올해 하반기에 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국경 분쟁을 빠르게 봉합하는 동시에 브릭스 띄우기에 돌입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 수순에 접어들자 전날 웹사이트(Brics 2021)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브릭스 띄우기에 들어갔다.

중국과 인도는 지난해 5월부터 히말리야 국경에서 분쟁을 겪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유혈사태까지 번지며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했다. 이후 이달 10일 양국군 모두 철수키로 하면서 9개월 만에 간신히 갈등을 봉합하며 관계 개선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에는 양국 군 간 10차 회담이 시작해 후속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1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1월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브라질리아/신화뉴시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브릭스 정상회담 개최를 기점으로 양국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주목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7년 중국군과 인도군 간 국경 대치 상황에서도 당시 중국이 개최한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 주석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중국 외교부가 운영하는 싱크탱크 청두세계문제연구소의 룽싱춘 회장은 “인도가 코로나19를 통제해 대면 회의를 주최한다면 올해 정상회의가 브릭스 국가 간 관계 발전을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달 안에 국경 대립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인도와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은 미국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인도·태평양 안보협의체 ‘쿼드’ 등을 통해 대중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브릭스 같은 다자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룽 회장은 “브릭스는 선진국과 전통적인 세계질서의 영향력을 조정하는 데 있어 개발도상국의 협상력을 높일 협의체”라며 “중국의 브릭스에 대한 태도와 대인도 정책은 최근 국경 분쟁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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