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공공기관의 끝나지 않는 ‘IE’ 사랑

입력 2021-02-23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조남호 IT중소기업부 차장

“개발사도 지원 중단하는 웹브라우저를 사람들이 계속 쓸 수는 없을 거다. 반면 한국 관공서는 타성에 젖어 있다. 언제까지 익플(IE)을 붙들고 있을 건지….” “대한민국에 공공기관은 아직도 IE에서만 제대로 되는 게 많다. 한심한….”

공공기관의 익스플로러(IE)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기술지원이 종료된 윈도7과 함께 어느덧 구시대의 유물로 밀려난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로만 제 기능을 하는 공공기관 웹사이트가 여전하다.

최근의 일이다. 퇴근 후 귀가하던 차에 우체통에 들어 있던 고지서 한 통을 갖고 왔다. 한국도로공사에서 보낸 고속도로 통행료 환불을 알리는 안내장이었다. 얼마 안 되는 소액이지만 환불 신청을 하려고 노트북을 켜고 고속도로 통행료 홈페이지를 찾아 타 포털 아이디로 간편 로그인했다.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환불 발생금액을 돌려받을 은행 계좌를 입력하고 신청 종료를 했지만 알 수 없는 오류로 신청이 불가했다. 통신 장애가 있던 건가 싶어 이전의 과정을 되풀이했지만, 오류는 여전했다. 이후에도 십여 차례 환불 신청 과정을 반복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결국 24시간 콜센터에 전화를 했다. 안내 멘트에 따라 번호를 누르고 수분간 대기 시간을 보낸 후에 상담원과 연결이 됐다. 전후 사정을 설명해도 명확한 해결책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혹시나 싶어 신청인의 웹브라우저에 따라 오류가 날 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돌아오는 답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신청할 수 있어요”였다. 필자가 환불 신청을 위해 이용한 웹브라우저는 크롬이었다. 상담원과의 전화 연결을 끊고 IE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다시 한번 신청 절차를 밟아갔다. 상담원의 말마따나 접수는 원활하게 진행됐다.

혹시 필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신청인이 있지 않을까 싶어 홈페이지 내 ‘자주 찾는 질문(FAQ)’을 확인했다. 2019년 10월 말 ‘윈도우10 엣지(Edge) 브라우저 사용 시 지원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등록물을 클릭하니 “현재 사용하시는 엣지 레거시(Edge Legacy)는 단말기와 연결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크롬, 인터넷 익스플로러, 엣지 크로미움 등으로 변경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1월 기준 전 세계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시장은 66.59%를 기록한 크롬이 1위다. 2~4위는 사파리(10.38%), 파이어폭스(8.1%), 엣지(7.81%) 순이다. IE는 1년 전 3.7%로 4위를 유지하다 작년 7월 엣지 점유율에 밀렸으며 1월 현재 1.94%까지 점유율이 줄었다. IE의 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진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 점유율은 사뭇 다르다. 국내 점유율 1위는 67.31%를 차지한 크롬이다. 이어 엣지가 11.46%로 2위를 차지했고,10.74% 점유율을 보인 IE는 3위로 상위권이다. IE는 1년 전 14.77%로 이후 꾸준하게 2위를 유지하다 작년 10월 9.09%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현재는 엣지와 2위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국내외 흐름이 다른 것은 복합적인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국내 인터넷 환경이 일부 공공기관을 비롯해 IE에서만 이용 가능한 웹사이트가 다수 있는 것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기술 지원이 끝나가는 IE의 보안 취약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끝이 예고된 만큼 공공기관 웹사이트만이라도 IE를 대체할 여타 웹브라우저로의 전환을 독려해야 하지 않을까. spdran@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 잠자던 내 카드 포인트, ‘어카운트인포’로 쉽게 조회하고 현금화까지 [경제한줌]
  • 단독 "한 번 뗄 때마다 수 백만원 수령 가능" 가짜 용종 보험사기 기승
  • 8만 달러 터치한 비트코인, 연내 '10만 달러'도 넘보나 [Bit코인]
  • 말라가는 국내 증시…개인ㆍ외인 자금 이탈에 속수무책
  • 환자복도 없던 우즈베크에 ‘한국식 병원’ 우뚝…“사람 살리는 병원” [르포]
  • 트럼프 시대 기대감 걷어내니...高환율·관세에 기업들 ‘벌벌’
  • 소문 무성하던 장현식, 4년 52억 원에 LG로…최원태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 오늘의 상승종목

  • 11.1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7,911,000
    • +7.28%
    • 이더리움
    • 4,590,000
    • +3.8%
    • 비트코인 캐시
    • 628,500
    • +1.78%
    • 리플
    • 827
    • -0.6%
    • 솔라나
    • 304,900
    • +4.88%
    • 에이다
    • 843
    • -0.24%
    • 이오스
    • 787
    • -4.37%
    • 트론
    • 232
    • +1.31%
    • 스텔라루멘
    • 153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4,500
    • +1.02%
    • 체인링크
    • 20,300
    • +0.59%
    • 샌드박스
    • 413
    • +0.4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