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계에 다시 먹구름…정부 구조조정 압박 강해진다

입력 2021-02-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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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조강 생산량 10억톤 돌파…사상 최대
정부 주도 생산능력 감축 올해 본격 착수
바오우·산둥강철그룹 합병 협상 개시

▲2018년 8월 6일 중국 충칭시 창저우에 있는 충칭철강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철제 롤 사이를 지나쳐 가고 있다. 충칭/로이터연합뉴스
▲2018년 8월 6일 중국 충칭시 창저우에 있는 충칭철강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철제 롤 사이를 지나쳐 가고 있다. 충칭/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철강업계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부터 회복되고 있지만, 과잉 공급으로 시황이 재차 악화할 것을 두려워하는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고 2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의 조강 생산량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10억53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감산에 쫓겼지만, 정부의 경기 자극책 효과로 하반기 들어 수요가 급격히 회복한 덕분이다. 중국강철공업협회는 지난해 주요 철강업체의 매출이 10.8% 증가했으며, 순이익 또한 6.5%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 중국 정부의 위기감은 더욱 강해졌다. 글로벌 철강업계는 2015년 전후까지 중국발 수출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중국 정부는 이후 잉여생산능력 감축에 힘썼으며, 시황을 어지럽히는 요인으로 여겨지던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 고철도 단속해 왔다.

‘국내 메이커의 과잉 생산능력’이라는 정부의 견해는 바뀌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가주도에 의한 생산능력 감축이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았지만, 올해만큼은 정부가 본격적 착수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입장으로서는 코로나19 충격에서 기껏 벗어났는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올해에는 1월 말부터 중국 최대인 바오우강철그룹과 산둥강철그룹의 합병 협상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산둥의 조강 생산량은 2019년 기준 2758만 톤으로 중국 내 7위다. 닛케이는 “산둥은 일본JFE홀딩스보다 생산량이 많은 유력 기업이지만, 재편의 물결에 삼켜지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바오우강철은 지난해 9월 중국 9위 마강집단을 자회사에 편입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6위인 서우강집단 지분도 취득했다. 유력 산업인 철강 메이커의 통합에는 이권도 얽혀있고, 기업이 있는 현지 정부의 저항도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이런 반발에도 통합을 거듭 압박하는 등 생산능력 감축을 실현하려고 기를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 주도의 새로운 업계 재편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위기감에는 자국의 시황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나 가전 박판에 사용하는 열연코일 가격은 작년 12월 한때 톤당 5000위안(약 86만 원)을 넘었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4500위안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강타 직후 톤당 3200위안까지 떨어졌을 때와 비교하면 아직 낙관적인 상황이지만,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강하지 않아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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