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의한 집단면역화 작업이 내년 중반이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 정부의 ‘올 11월까지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21일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코로나19 백신: 지연 예상’ 보고서는 “선진 경제권에서도 대량 면역화 작업이 내년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일상이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EIU는 미국·영국은 내달, 다른 선진국은 6월 노인·기저 질환자·의료진 등 최우선 집단에 대한 접종을 마무리하면서 올해 중반부터 백신 접종의 경제 효과가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대량면역화 작업은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 광범위한 접종이 완료될 시점으로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대다수 국가는 올해 후반을, 한국·일본·호주·러시아 등은 내년 중반으로 점쳤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인구가 워낙 많은 탓에 내년 후반까지도 접종이 진행될 것으로 EIU는 예상했다. 또 대부분 중진국 역시 광범위한 접종 완료 시점을 내년 후반으로 내다봤다.
가난한 국가는 전망이 더욱 어둡다. EIU는 아프리카 등 대부분의 빈국은 백신 저장시설과 보건 인력의 부족 등으로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2023년에나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EIU는 백신 접종의 걸림돌로 공급을 초과하는 백신 수요와 접종 비용 등을 꼽았다. 주로 선진국 등 일부 국가들이 올해 주요 제약사의 생산 예정 물량(125억 회분) 중 절반가량인 64억 회분을 선주문해놓은 상태라고 EIU는 전했다. 캐나다는 자국 인구의 5배가 되는 물량의 백신을 주문해둔 상태다.
EIU는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도 백신 보급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프랑스·일본에서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백신 주사를 맞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