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는 차입자금 상환에 위안화는 일부 주식 자금 유출에 감소
수출 좋아 증가요인이나, 환율·증권자금·자본거래자금 등 지켜봐야
거주자외화예금이 넉달만에 감소했다. 감소폭도 11개월만에 가장 컸다. 달러화를 비롯해 모든 통화에서 줄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달러값이 급등(원·달러 환율 급등·원화약세)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선데다, 일부 기업들이 수입대금을 대규모로 결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개인들도 매도에 나섰지만 환율불안에 일단 지켜보자는 쪽이 우세해 매도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말보다 48억2000만달러 감소한 89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2월 64억7000만달러 감소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직전월에는 942억달러까지 늘어 석달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주체별로 보면 기업은 47억1000만달러 감소한 696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석달연속 감소했다. 개인도 1억1000만달러 줄어든 197억달러를 보였다. 개인은 직전달까지 넉달째 사상 최고치를 이어갔었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 불린다.
유로화예금도 3억5000만달러 줄어든 43억6000만달러를 보여 사상 최고치 행진을 석달째로 마무리했다. 이 역시 작년 6월(-5억3000만달러) 이후 감소폭이 가장 큰 것이다. 증권사의 단기 운용자금 만기도래와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 결제자금 인출 등 때문이다.
엔화예금 또한 1억9000만달러 감소한 5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월에는 54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이 또한 지난해 4월(-1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위안화예금 역시 1억8000만달러 준 18억달러를 나타냈다. 일부 주식매매 자금들이 빠져나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영국 파운드화와 호주 달러화등 기타통화도 2억2000만달러 감소한 18억1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2018년 6월(-2억9000만달러)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1월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18.8원으로 전월말보다 3.0%(32.5원) 급등했다. 이는 작년 1월(3.1%, 35.4원) 이래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윤경수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기업 예금이 워낙 많이 빠졌다. 환율요인이 분명 있었고, 결제관련 자금지출도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결제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게 많다. 수입결제 대금으로 큰 건들이 나갔다”며 “개인도 감소했지만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외국인 주식자금 감소 등에 따른 환율 불안요인에 일단 지켜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2월 전망을 예측하긴 어렵다. 워낙 수출이 많아 경상거래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듯 싶지만 증권자금은 국제금융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자본거래 관련 투자자금이나 차입금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은행별로 보면 국내은행은 46억1000만달러 감소한 78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외은지점도 2억1000만달러 줄어든 107억7000만달러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