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 된 중국…눈치 보기 바쁜 할리우드

입력 2021-02-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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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영화 티켓 판매수익,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할 전망
현지 분위기 맞는 영화 요구 늘며 할리우드 부담↑

▲중국 베이징의 영화관에서 지난해 7월 24일 관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영화관에서 지난해 7월 24일 관객들이 마스크를 낀 채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영화 산업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영화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중국 관객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게 됐다고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빠르게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영화 시장이 됐다. 아시아 영화시장 조사업체인 아티산 게이트웨이에 따르면 올해 중국 영화 티켓 판매수익은 600억 위안(약 10조28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19년에 세운 신기록인 640억 위안에 근접한 수치다. 반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미국의 영화 티켓 판매수익은 중국의 3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됐다.

춘제 연휴 극장가에는 사람이 몰렸다. 마오얀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춘제 연휴 초반 5일간 영화 티켓 판매 수익이 57억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2019년 춘제 연휴 기간에 세운 신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12일 하루 티켓 판매 수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달 1일 새해 첫날 판매 수익도 5억5400만 위안으로 집계돼 2011년 첫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중국 영화 시장이 성장하면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중국 관람객들이 현지 분위기에 맞는 영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봉한 월트디즈니의 실사 영화 ‘뮬란’이 대표적이다. 뮬란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영화를 촬영해 소수민족 탄압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은 데다 중국 내에서도 중국 문화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들으며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폴 앤더슨 감독이 제작한 영화 ‘몬스터헌터’가 중국 개봉 하루 만에 상영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영화 속에 인종차별적인 농담이 대사로 들어가 있어 중국 내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자 제작사는 논란이 된 장면을 삭제하고 사과 성명을 냈다.

미국과 중국 스크린쿼터 협상은 잠재적인 방해물이다. 중국은 연간 34편의 외국 영화만 상영할 수 있도록 스크린쿼터제를 시행했는데, 2017년 만료됐지만 아직 갱신이나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미국 영화 수입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나 향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 자국 제작 영화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것도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발목을 잡는다. 이번 달 2월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영화는 워너브라더스의 ‘톰과 제리’ 실사 애니메이션이 유일하다. 마오얀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체 티켓 판매 수익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포함한 외국 영화의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전년 대비 20%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반면 지난해 전 세계 흥행수익 10위권 안에 든 영화 중 4편은 중국 제작사가 만든 작품이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영화 제작이 줄줄이 무산된 영향도 있었지만, 미국에 대한 반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크리스 펜튼 전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는 “중국 소비자의 미국 제품에 대한 감정은 사상 최악의 수준”이라며 “중국 제작사가 자국의 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높은 품질의 영화를 내놓고 있어 평범한 영화로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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