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증서 패스(PASS) 앱이 지향하는 것은 금융 상품에 더해 인증이 필요한 모든 상품을 앱 내에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박형진(47) SK텔레콤(SKT) 인증 컴퍼니(CO) 인증사업 팀장은 패스 앱이 인증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이 앱 내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패스는 SKT,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공동 본인인증 브랜드다. 2018년 6월 통신사 각자 휴대전화 앱 기반 본인 인증 브랜드로 서비스하던 것을 패스로 통합했다. 앱 하나로 온ㆍ오프라인 어디든 인증을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의 ‘패스’ 네이밍은 SKT의 인턴사원이 낸 아이디어였다.
패스 앱은 지난해부터 공인ㆍ사설인증서의 차별이 사라지면서 더 주목받았다. 지난해 5월 전자서명 전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결과다. 지난해분 연말정산부터 민간 전자서명을 본격 적용해 올해 초 시작한 연말정산에서 그 빛을 발했다.
5년째 인증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 팀장은 패스의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SKT를 포함해 이동통신 3사는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됐다. 초기 본인확인은 문자로 진행되다가 악성코드 등 문제로 보안이 강화되면서 앱 방식으로 진화했다. 2016년 ‘T 인증’이 탄생했고, 2018년 타 이통사의 ‘KT 인증’, ‘U+인증’과 서비스 방식을 통일한 브랜드 ‘패스’가 탄생했다.
박 팀장은 타 인증서와 비교해 패스만의 경쟁력이 ‘보안’에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아이디 기반 타 인증서는 스마트폰의 실사용자 유심이 어디 있는지 체크하지 못 한다”며 “반면 이동통신사는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유심을 훔쳐 쓰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명의 인증을 하고 기기 인증을 한 번 더 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패스 앱 가입자는 이통 3사 전체 기준 3100만 명을 돌파했다. 인증서 누적 발급 건수는 1월 말 기준 2200만 개를 넘어섰다.
최근 트래픽이 가장 늘었을 때가 언제였냐는 질문에 박 팀장은 지난달 시행된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ㆍ계좌이체 현금화 서비스를 떠올렸다. 금융위가 지난달 5일부터 여러 카드사에 흩어져있는 카드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현금으로 전환해 입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했는데 초기에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트래픽이 몰렸다. 동시에 패스 본인인증 트래픽도 크게 늘었다.
박 팀장은 올해 연말 패스 앱 가입자가 34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SKT 가입자만 따지면 1700만 명 정도가 목표다. 그는 “SKT 전체 가입자 2500만 명 모두가 쓸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은 고객을 제외한 1700만 명 정도면 포화 수준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패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통합인증기반 플랫폼 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카드 발급이나 대출을 받을 때 본인 인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패스 앱 안에서 여러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다.
박 팀장은 “인증 이후 파생하는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따라서 ‘인증’의 특성을 이용한 시장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증 자체는 다른 플랫폼을 하기 위한 관문이 될 확률이 높다”며 “인증 이후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일단 보험사,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기관에 패스인증서를 확대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박 팀장은 “증권사나 금융기관에서 패스 앱을 쓰려면 서버 간 연동이 돼야 한다”며 “기업 간 거래(B2B) 관점에서 제휴사를 늘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경찰청,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출시한 ‘패스 모바일운전면허 확인 서비스’ 이용처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온ㆍ오프라인에서 운전자격,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박 팀장은 “모바일 운전면허 사용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온ㆍ오프라인 이용처에서 이 서비스를 붙여 줘야 한다”며 “금융기관 등에서도 모바일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신분증으로 대체할 수 있게 신분증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