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마켓컬리 등이 인재 유치에 나서면서 ‘개발자 모시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등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면서다. 쿠팡과 티몬 등이 이미 경력자 상시 채용에 나섰으며 SSG닷컴도 가세하는등 디지털 인재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SSG닷컴은 21일까지 개발 직군을 비롯해 온라인MD, 브랜딩 등 사업영역 전 부문을 모집 대상으로 하는 경력사원 공개 채용을 진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총 15개 직무 분야에서 두 자릿수 인원을 채용한다. 현재 SSG닷컴의 본사 인력 700여 명 중 개발자 비율은 40% 내외 수준으로 2019년 법인 출범 이후 두 자릿수 채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베이코리아는 9일부터 22일까지 총 2주간 상반기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중이다. 채용 모집 분야는 총 27개로,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 두 자릿수의 인원을 경력직 중심으로 선발한다. 마켓컬리도 지난해 말부터 엔지니어링 및 이커머스, 물류 서비스 개발을 담당할 경력 개발자 채용의 수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다.
쿠팡은 지난달 채용 부문 전문가 양성을 위해 ‘쿠팡 글로벌 리쿠르팅 리더십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경력직 대상의 인재 양성 코스로 지원자의 경력보다 잠재력을 중요시 여기고, 역량과 리더십을 개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10년 이상 경력자로 HR, 기술, 영업, 사업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갖춘 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11번가는 올해 공개채용으로 입사한 12명의 신입 개발자를 이커머스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하루 8시간씩 총 200시간의 실무 역량 강화 온라인 교육을 6주간 시행 중이다. 교육 과정에는 라이브 코딩, 코드 리뷰, 깃&깃허브(Git & Github) 등을 기반으로 한 협업 역량 향상을 중심으로 프론트엔드, 백엔드(웹 개발) 각 분야별 프로그래밍 실무를 담았다.
SSG닷컴이 가장 많은 인력을 뽑는 분야는 ‘AI(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최신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 ‘IT개발’ 직군이다.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개발 △Visual AI 및 자연어 처리 딥러닝 개발 △딥러닝 서비스 개발 △웹개발 (Front-end, Back-end) △검색 서버 개발 △검색 원부 매핑 담당 △시스템 개발 △DBA 등 10여개 직무가 해당된다.
이베이 채용도 개발자 중심이다. 이 회사의 채용 모집 분야는 총 27개로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 두자릿수의 인원을 경력직 중심으로 선발한다. 이베이코리아 대표 서비스인 ‘스마일’ 시리즈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덕트와 서비스들을 기획·개발·디자인하고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PXC(Product eXperience Center) 부문 모바일 서비스 기획자가 대표적이다.
데이터설계(Data Architect)와 보안 아키텍처(Security Architect), 엔터프라이즈 IT 및 리눅스·클라우드 플랫폼 등의 테크 부문 지원자에게는 대규모 트래픽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 업무와 안드로이드 및 iOS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모바일 앱 최신 트렌드에 대한 연구 및 아이디어 적용 기회가 주어진다.
마켓컬리의 수시 경력자 채용 부문도 △프론트엔드 △백엔드(Java, PHP) △ iOS·Android △데이터 △데브옵스 △이커머스 서비스 기획·PM·PO △물류 서비스 기획·PM·PO 등 개발자 중심이다.
이커머스 업계가 경력 개발자에 공들이는 것은 최근 들어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속히 커진데 따른 것이다. 국내 온라인 시장 규모는 2016년 65조 원대에서 2018년 113조 원으로 100조 원 시대를 열었고, 올해는 185조 원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파른 성장세에 인재를 키우기보다는 바로 투입할 경력 개발자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경력직 채용에 나서면서 베테랑 개발자를 빼오기 위한 쟁탈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투안팸 CTO(최고기술책임자)에게 창업자 김범석 의장 연봉의 2배인 305억 원의 보수를 지급한 쿠팡은 지난해 테크 직군 공채에서 입사 축하금으로 500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11번가도 지난해 직원이 추천한 지원자가 입사를 확정하면 최대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마켓컬리는 이번 채용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와 스톡옵션 제도를 제시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최근 시장 전망이 좋고 매출도 치솟으면서 업체 대부분이 홈페이지나 서비스 관련 개발자 충원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면서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개발 인력이 절실한 만큼 올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인재 확보가 사실상 '전쟁' 수준으로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개발자 몸값이 치솟으면서 금전적인 보상을 빠뜨릴 수가 없다”면서 “각 업체들은 휴가나 근무시간 등 좋은 근로 조건이나 보너스 등을 제시하며 모시기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