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정상통화는 대화 도중 여러 차례 웃음이 터져나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두 정상은 같은 종교를 갖고 있는 등 여러 면에서 '코드'가 맞기도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전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 통화 중 웃음이 세 차례 정도 나왔다"며 "공개를 다 할 수 없지만 진지한 분위기 중 유머가 나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통화는 시작부터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분주하신 가운데 전화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과 통화를 못 할 정도로 그렇게 바쁘지 않다"고 답했고 두 정상은 웃음을 터트렸다.
양 정상 모두 가톨릭 신자라는 점도 공통 코드가 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모두 가톨릭 신자이니 교황과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급을 하자, 문 대통령은 "저도 교황과 대화한 일이 있다. 교황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기원하고 기후변화를 우려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은 다양한 현안에서 코드가 맞았다"며 "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정부는 코드가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동맹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이 오늘 통화의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을 표현하는 말인 '린치핀'은 수레에서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핵심축을 의미한다. 그런데 오늘 두 정상은 린치핀 수준을 뛰어넘어 수레 위에 함께 올라가 업그레이드된 대화를 나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감한 현안은 논의 대상에서 가급적 피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한일관계, 중국 정세, 한미군사훈련 등이 논의됐느냐는 물음에 "구체적인 현안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해 나가자는 정도의 얘기만 했다"고 전했다.
대신 이 관계자는 '한중 정상통화가 한미 정상통화 시기를 지연시킨 요인이 됐다'는 일부 지적에는 "한중 정상통화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