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 누적 확진자 넘었다

입력 2021-02-04 13:39 수정 2021-02-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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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자 1억500만 명 vs. 확진자 1억350만 명
확진 증가세는 둔화하고 접종률은 급상승세
국제 백신 프로젝트 코백스, 첫 배분 계획 발표
한국은 최소 270만 회분·북한은 200만 회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서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태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억350만 명, 백신 접종자는 1억500만 명을 각각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백신 접종률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신규 확진자 수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특히 아직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만큼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이스트앵글리아대의 폴 헌터 의학 교수는 “신규 감염률이 전 세계에서 1월 초 정점에 이르고 나서 현재는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백신 효과라기보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에 따른 결과에 가깝다. 백신 접종으로 감염이 줄었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된 곳은 ‘면역 실험실’을 자처한 이스라엘 정도다. 보건 전문가들은 전 세계 봉쇄 조치와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확진 증가세를 늦추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 역시 조만간 팬데믹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영국 옥스퍼드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접종해도 양성 판정이 평균 6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또 예방 효과는 최대 석 달간 유지됐다. 이 같은 사실은 접종자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두 번 접종 간격을 늘리려는 영국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한다. FT는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존슨앤드존슨 등도 아직 입증된 데이터는 없지만, 아스트라제네카와 유사한 효과를 가질 것으로 추정했다.

에든버러대의 데비 스리다 공중보건학 교수는 “1년 전에는 이렇게 많은 백신을 접하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며 “이는 인간만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바이오엔테크의 숀 마레트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올해 하반기에는 백신을 접종하기를 원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용량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 곳곳에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점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주요 백신 제조사들은 현재까지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대부분 기존 백신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백신을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

여전히 전 세계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는 불분명하다. 선진국이 싹쓸이하면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신을 꺼리는 사람들도 문제다. FT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화나 사망 위험이 낮은 젊은 층이 백신을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이날 처음으로 잠정 백신 배분 계획을 발표하고 상반기까지 145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을 약 3억3700만 회분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는 최소 270만 회분을, 북한은 200만 회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백스는 개발도상국을 비롯해 개별 제조사와 계약을 맺지 못한 국가들의 빠른 백신 보급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세계 백신 접종률도 지금보다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샘프턴대의 마이클 헤드 보건 연구원은 “이처럼 많은 백신을 우리가 갖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희소식”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빨리, 또 멀리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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