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손상화폐 6.4억장 폐기 역대최대, 대체비용만 1000억

입력 2021-02-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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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만 6억850만장, 5톤 트럭 114대분, 세탁기·전자레인지에 돌려 젖고 불타고
손상화폐 교환 4720만장..“금융기관 수익성 떠나 동전교환 나서길”
5분의 2 이상만 남으면 반액 교환..“화폐사용 건전하고 올바르게” 당부

▲불탄 5만원권 (한국은행)
▲불탄 5만원권 (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손상화폐 폐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명목하에 세탁기나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젖고 불탄 지폐가 상당했던데다, 중앙은행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폐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중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6억4260만장, 4조764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6억4040만장, 4조3540억원) 대비 220만장(0.3%) 증가한 것으로, 2009년 한은이 관련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치다. 이를 새로운 화폐로 대체할 경우 대체비용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은행권은 6억850만장(4조7614억원)에 달했다. 이를 5톤 트럭에 실으면 114대 분량이며,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8만7967km로 경부고속도로를 106번 왕복하는 수준이다. 권종별로 보면 만원권이 4억760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천원권(1억6800만장), 5천원권(2500만장), 5만원권(780만장) 순이었다.

주화는 3410만장(30억원)을 기록했다. 화종별로 보면 10원화가 1470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100원화(1440만장), 500원화(260만장), 50원화(230만장)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된 손상화폐는 4720만장(106억9000만원)으로 전년(3180만장, 74억원) 대비 1540만장(33억원) 증가했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이 8만6700장(18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재(5만7700장, 17억5000만원)와 세탁, 세단기 투입 등 취급 부주의(2억3000만장, 3억5000만원)였다.

정복용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손상화폐 폐기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 제조량에 따른 단가가 들쑥날쑥해 오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추산해보진 않았지만 대체비용만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잔량이 늘면서 부적절한 취급이 늘어난 것이 큰 요인이다. 특히, 세탁 및 화재의 상당부문은 고액권 위주로 많았다. 코로나를 예방한다고 넣고 돌린 요인이 상당부문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민들께서 건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노력을 해나갔으면 한다”며 “한은 화폐교환 창구를 통한 화폐교환이 많이 늘었다. 점포와 직원이 줄면서 시중은행들이 동전교환을 외면하고 있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수익성을 떠나 국민 사용 편의를 위한 노력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화재 등으로 은행권 일부가 훼손됐을 경우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전액을,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반액을 새돈으로 교환받을 수 있다. 특히 화재로 탄 재 부분도 남은 면적으로 계산된다는 점에서 불에 탔더라도 이를 털지 말고 그대로 은행에 가져올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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