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마릴린 맨슨(본명 브라이언 위너·52)이 전 연인인 미국 여배우 에반 레이철 우드(34)에게 수년간 성적 학대를 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에반 레이철 우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을 통해 “2000년대 말 3년에 걸쳐 끔찍하게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우드는 “나를 학대한 사람의 이름은 브라이언 워너이며, 세계적으로는 마릴린 맨슨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그는 내가 10대였을 때 나를 그루밍(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길들이는 성범죄 수법)하기 시작했고, 몇 년 동안 끔찍하게 학대했다. 나는 그에게 세뇌당해 복종하도록 조종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나는 보복과 비방, 협박을 두려워하며 살았다. 그러나 나는 이제 이 위험한 사람을 폭로해 그가 더는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망치지 못 하게 하려 한다. 나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많은 희생자와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릴린 맨슨을 가해자로 지목한 이는 우드뿐이 아니었다. 개인비서로 일했던 애슐리 월터스 등 네 명의 여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대와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1987년생인 우드는 19살이었던 2007년 맨슨과 연인 관계로 발전해 2010년 약혼했으나 2011년 결별했다. 이후 우드는 미국 의회 청문회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자신이 성폭행과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밝혔지만, 누가 가해자인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었다.
우드는 2019년에는 가정폭력 공소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피닉스법’ 제정을 이끌기도 했다. 피닉스법은 2019년 10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에 의해 법안으로 통과돼 2020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맨슨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에이전시가 계약을 해지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2일 “배우 에반 레이철 우드가 마릴린 맨슨의 강간 혐의를 폭로하자, 할리우드 에이전시 CAA가 그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맨슨은 수년간 CAA와 일해왔다”고 전했다.
맨슨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자 맨슨의 음반사인 로마 비스타 레코딩은 즉시 맨슨의 앨범 홍보를 중단하고 맨슨과의 계약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또한 맨슨의 에이전시로 수년간 일한 CAA도 그와의 계약을 파기했다.
한편, 1994년 아역으로 데뷔한 우드는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다. 최근엔 ‘겨울왕국 2’에서 이두나 여왕의 목소리를 맡기도 했다.
마릴린 맨슨은 자신의 이름과 같은 록 밴드인 마릴린 맨슨의 리더이자 보컬로, 1970년대 유행한 쇼크록을 부활시킨 ‘쇼크록의 제왕’으로 불리며 기괴한 비주얼과 자극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