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일제히 조롱…조국도 비판
지적 잇따르자 유감 표명하며 진화 나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오세훈 전 시장이 북한 원전 추진 방안 보고서 파일명의 'v'를 잘못 해석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의혹을 해소해달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2일 오후 'v에 대하여'라는 입장문을 통해 "('v'를) 버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산업통상자원부의 문건 파일명인 '북한지역원전건설추진방안_v1.1.hwp'의 'v'를 두고 "정부 내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v'가 대통령을 뜻하는 VIP로 쓰였다는 주장이다.
이에 여당은 황당한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v'가 VIP가 아닌 버전(Version)의 약자인데 이를 멋대로 해석했다는 지적이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v’가 대통령을 지칭하는 ‘VIP’의 ‘v’"라며 "전 서울시장이자 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의혹 제기 수준이 너무도 참담하고 황당한 탓에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 말대로라면 지금도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서 문 대통령에게 보고되기 위해 작성 중인 문건이 수만, 수억 건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도 오 전 시장의 주장을 두고 "선거 때가 되면 이성의 상실 현상을 자주 보지만 지성의 상실이라는 괴현상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version의 'v'를 VIP로 해석하다니 '갈수록 가관'은 여기에 써야 할 말"이라며 "V3는 안철수 후보가 대권 도전을 세 번 한다는 뜻인가"라고 짚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서명_v1.1.hwp' 및 '문서명_v1.2.hwp'의 v가 version의 v가 아니라 대통령을 가리키는 VIP의 v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는군요"라고 비꼬았다. 김원이·강병원 의원 역시 오 전 시장의 주장을 두고 의미를 잘못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잇따른 지적에 오 전 시장은 유감을 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문 대통령을 향한 요구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돼 안타깝다"면서도 "그렇다고 문제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전대북지원에 관한 저의 입장, 즉 대통령께서 직접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요청은 변함이 없다"며 "문제의 본질은 대통령이 이 문서의 보고를 받았느냐 여부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