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 닭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물가 하락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란은 1년 전보다 15.2% 상승하며 2020년 3월(20.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올랐으며, 닭고기도 2019년 2월(13.0%) 이후 최대 상승 폭인 7.5%를 보였다. 사진은 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 계란 코너의 모습. (뉴시스)
설연휴를 앞두고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월 한파·폭설로 일부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해서다. 정부는 저물가를 우려하지만, 서민은 고물가에 신음하는 아이러니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0%대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등 공업제품 물가가 급락한 게 주된 배경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개인서비스 상승률도 둔화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는 무상교육 등 복지 확대로 2019년 9월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0.0% 급등했다. 농산물과 축산물이 동반 상승했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은 지난해 9월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상승했던 배추·무 등 채소류가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가격 안정세를 보이다 올해 1월 한파·폭설 등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으로 전환됐다”며 “과실은 작황이 좋지 않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와 전년도 기저효과로 오름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에선 돼지고기(18.0%), 사과(45.5%), 국산 쇠고기(10.0%), 파(76.9%), 양파(60.3%)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달걀값도 15.2% 급등했다. 대부분 설 성수품에 해당하는 품목이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1월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물가 흐름 및 상·하방 위험요인을 면밀이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설을 앞두고 서민들의 물가 부담이 가중하지 않도록 주요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량 확대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