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조사의 순수 전기차 수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 4위는 유지했다. 성장세 대부분은 유럽에서 일궈냈다.
31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전기차의 수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순수전기차 수출 금액은 전년 대비 65.9% 증가한 39억 달러에 달했다. 수출 금액만 따지면 하이브리드차 수출(25억 달러)을 넘어섰다.
전기차 수출 성장세 대부분은 유럽에서 일궜다. 유럽 수출은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각각 전년 대비 624.3%와 112.2%, 260.2% 증가세를 보였다. 노르웨이의 경우 우리가 수출한 자동차의 97.3%가 배터리 전기차였다.
지난해 우리나라 친환경차 수출 중 유럽으로의 수출 비중은 68.0%로 전체 자동차 수출 중 유럽 비중(20.4%)의 3배를 훌쩍 넘겼다. 유럽이 우리나라 친환경차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반면 여전히 내연기관 자동차가 시장을 장악 중인 미국은 수출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3.4%에 그쳤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순위 역시 전년과 같은 4위를 지켰다.
현시비교우위지수(RCA)를 보면 우리나라 배터리 전기차는 △2017년 1.55 △2018년 3.05 △2019년 3.18로 3년 연속 상승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2017년 1.57 △2018년 1.78 △2019년 2.32로 꾸준히 올랐다.
RCA 지수가 1보다 크면 해당 품목이 전체 수출품 대비 비교우위가 있다는 뜻이다. 지수가 클수록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각국이 환경 규제, 충전 인프라 투자, 친환경차 구매 성과보수 제공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세계 전기차 시장이 새로운 계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김경훈 연구위원은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특히 유럽 시장을 선점하려면 각국의 환경 규제와 인센티브 정책, 시장 흐름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다양한 차종을 적시에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적 환경 규제 강화 추세에 발맞춘 제도 정비와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해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의 경쟁 우위를 계속 확보하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