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적극 방어하면서도 검찰 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검찰 인사 기조에 대해 묻는 의원 질의에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장관이 이어온 형사ㆍ공판부 검사 우대의 대원칙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후보자는 "검찰총장은 모든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총장'이라 분권화가 절실하다"며 "총장의 권한을 고검장이나 지검장, 각 검사에게 상당 부분 위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침해 방지 대책으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언급했다.
이날 박 후보자는 논란이 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대해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이첩해야 옳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법령을 보면 '수사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를 맡게 되면 이첩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며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여러 검사의 이름이 나온다.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이첩해야 하는 사안이 맞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또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 배우자 관련 사건도 공수처로 이첩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현재 입장에서 견해를 밝히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윤 총장 배우자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혐의가 있으면 수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엄중히 처리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세월호 수사 결과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 기록을) 볼 수 있다면 검토하고, 충분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세월호특별수사단이 이달 19일 1년 2개월여 만에 수사 결과를 내놓으며 대부분의 혐의를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상당 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도덕적인 문제 없어…공천헌금 방조 무혐의"
박 후보자는 투자했다가 최근 지분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한 법무법인 명경에 친동생이 현재 사무장을 맡고 있는 것에 대해 "제가 뭐라고 하기 전에 제 동생이 먼저 (의혹을 해소할 만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2012년 법무법인 명경을 공동 설립하면서 1000만 원을 출자했다. 이후 재산신고서에 기재된 명경의 매출액이 2019년 32억8000여만 원으로 크게 늘면서 국회의원인 박 후보자가 매출 등대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는 "수임 사건 목록을 밝혀라"는 야당 측 의원의 요구에 "도의적이나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후보자는 2000억 원대 다단계 불법 주식투자 혐의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 업체 대표가 연 야유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투자업체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분이 권유해서 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가 '을'처럼 보였다는 제보도 있다"며 "물에 들어가라면 들어가고 춤추라면 춤을 췄다고 한다. 뭘 받았길래 그랬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재차 물었다.
박 후보자는 "당 대표 출마 후 낙선 인사차 전국을 다닐 때 다른 인사가 권유해 간 것"이라며 "다들 아시겠지만, 국회의원이 갑이라고는 하지만 그런 자리에서는 을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공천헌금을 요구한 측근들의 행위를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돈을 줘서는 안 된다'고 했기 때문에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이) 돈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 대전지검 무혐의 결정문에 적혀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전 시의원은 2018년 4월 11일 측근이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고 알렸지만 박 후보자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일부 재산을 늦게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는 지적 등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