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국립해양조사원과 서울대 조양기 교수 연구팀이 함께 국내 최초로 고해상도 지역 해양기후 수치예측모델을 적용해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상승을 전망한 결과다.
25일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그동안 IPCC에서 제공했던 전 지구 기후예측 결과(CMIP)는 해상도가 낮아 해수면 상승 정보를 상세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해양조사원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현황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고해상도 지역 해양기후 수치예측모델’을 구축하고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RCPs) 3가지를 적용했다.
IPCC는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대기에 미치는 영향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출 저감 정도에 따른 미래 농도 변화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온실가스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 배출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RCP 8.5)에 따르면, 2100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은 최대 73cm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되는 경우(RCP 4.5)에는 51cm,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어 지구 스스로가 회복하는 경우(RCP 2.6)에는 약 40cm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또 해수면 상승 폭과 상승률은 모든 경우 서해에 비해 동해가 소폭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국립지리정보국이 위성을 통해 제공하는 셔틀레이더지형미션(STRM) 데이터에 따르면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인천국제공항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인천 연수구, 경기도 시흥·안산·화성시 일대까지 바닷물이 밀려든다. 또 부산 을숙도와 강서구, 김해공항 인근까지 바닷물에 잠기면서 공항 기능이 마비된다.
아울러 해양환경공단이 운영하는 해수면상승 시뮬레이터에 따르면 해수면이 0.72m 상승 시 전국 침수 인구는 약 1만3563명으로 총 인구의 0.03%로 예상된다. 침수면적은 346.15㎢로 여의도 면적대비 119.36배에 달한다.
홍래형 해양조사원장은 “최근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며 신기후체제 출범, 탄소중립 선언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기후변화 추세에 따른 정교한 해수면 상승 전망이 우리 연안관리와 정책 추진에 중요한 기초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4월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가 발간될 예정으로 해양조사원은 새롭게 바뀌는 기후변화 시나리오(SSP-RCPs)를 우리나라 주변 해역에 적용하기 위한 사전 연구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