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서 준공 15년 연한을 채운 아파트 단지들이 잇달아 리모델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 새 단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도 들썩이는 추세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문정동 ‘문정래미안’은 수직증축과 세대분리 방식의 리모델링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설(구정) 이후 주민설명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2004년 입주한 아파트는 31개 동, 1696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용적률은 292%, 건폐율은 21% 수준이다. 주차장이 지하 3층까지 마련돼 총 주차대수가 3258대(가구당 1.92대)로 넉넉한 편이다.
문정래미안의 전용면적은 가장 작은 평형이 84㎡다. 대부분 120~170㎡ 규모의 대형으로 구성됐다. 입주민은 고령층이 많아 리모델링 시 세대분리를 통해 노후에 안정된 임대소득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위정원 문정래미안 리모델링 주민자치추진위원장은 “앞서 허가를 받은 인근의 성지아파트처럼 지반이 암반지대로 이뤄져 수직증축이 가능하다는 업체 분석을 받았다”며 “지하 3층까지 주차장을 갖춰 지하터파기 공사비가 들어갈 게 없고, 대형 가구 위주라 세대분리가 가능한 점 등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한 조건들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입주민 온라인카페에 절반가량 가입했는데 70% 이상 동의가 나오고 있다”면서 “상반기 조합을 설립하고 수직증축과 세대분리 등을 추진해 250~300가구 이상 신규 분양으로 주민 분담금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송파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이 서울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정동 문정시영아파트는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1차 안전진단을 B등급으로 통과했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기존 1316가구에서 1512가구로 늘릴 계획이다. 문정시영과 함께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인근의 문정건영은 기존 545가구에서 626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가락동에서는 2064가구의 대규모 단지인 가락쌍용1차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915가구의 가락금호아파트도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최초 수직증축 허가가 난 송파성지는 기존 298가구를 340가구로 늘리게 된다.
지역 곳곳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불면서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문정래미안 전용 170㎡형은 지난달 17억50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동일 평형의 직전 거래가인 전달 15억 원에서 2억5000만 원 치솟은 가격이다.
송파동 W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과 함께 재건축도 곳곳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인근의 위례신도시와 올해 장지동길 신설도로 등 영향이 더해져 앞으로 시세에 점점 더 크게 반영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