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대기업집단의 우회적인 부당 내부거래(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계열분리된 친족회사가 신설한 회사에 대해서도 3년간 내부거래내역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디지털 경제의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해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및 전자상거래보호법 전면 개정에도 만전을 기한다.
공정위는 22일 '2021년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올해 공정위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공정위의 올해 추진 과제는 '공정이 뿌리내린 활기차고 따뜻한 시장경제 구현'에 방점에 찍고 있다.
공정위는 우선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를 근절해 건전한 거래문화 확립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친족이 계열분리된 이후 신설한 회사에 대해서도 분리 후 3년간 내부거래 내역 제출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친족분리제도 오남용으로 인한 우회적 부당 내부거래를 억제하기 위함이다.
현행 규정은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서 제외되는 조건으로 계열분리된 친족회사에 대해 내부거래내역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분리 후 친족회사가 신설한 회사는 해당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신설회사까지 내부거래내역 제출 대상에 포함되면 친족분리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일감몰아주기 감시가 용이해진다.
친족회사와 함께 우회적 부당 내부거래 우려가 높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관련 고시를 손질해 각 계열사의 거래현황을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또 올해 급식·주류 등 국민생활 밀접 업종을 중심으로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시정할 계획이다. 경쟁제한성이 대기업집단 못지 않은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부당 내부거래 감시도 지속한다.
지주회사 현황 자료 정보공개도 투명화한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현황자료를 기초 현황과 심층 분석정보로 구별해 연 2회 공개하고, 내부거래 정보공개 대상을 현행 상품·용역거래에서 자금·자산거래까지 확대한다.
중소기업에 일감이 개방될 수 있도록 물류, 시스템통합서비스(SI) 업종을 대상으로 ‘일감나누기 자율준수기준’을 마련하고, 일감나누기 실적을 공정거래협약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규제 합리화를 위한 대기업집단 규율체계도 정비한다. 내년부터 경제력 집중 우려가 높지 않은 사모펀드(PEF) 전업집단을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임원독립경영 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질서 확립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연내 온라인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상생협력과 공정한 거래질서 구축을 위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안을 입법화한다.
제정안에는 중요사항 서면교부, 표준계약서‧공정거래협약, 분쟁조정제도, 불공정행위 금지 등이 담겨져 있다. 이와 함께 플랫폼사업자에게 거래 관여도에 걸맞은 소비자 보호책임을 부여하고, 소비자 피해예방·구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도 전면 개정한다.
이 밖에도 독과점 플랫폼의 경쟁제한행위를 명확히 판단하기 위한 ‘(가칭)온라인플랫폼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도 제정하고, ICT특별전담팀에 앱마켓·O2O(온-오프라인 연계) 분과를 신설해 국내외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혁신이 촉진되는 시장환경 조성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벤처지주회사의 설립기준인 자산총액을 50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완화하고, 벤처자회사에 대한 대기업집단 편입 유예기간 확대(7년→10년)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대기업 보유가 허용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의 외부자금 출자비율한도도 명확히 규정한다.
중소기업 기술 보호 강화를 위해선 기술자료의 비밀관리성 요건(합리적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비밀로 유지된)을 완화하고, 승인도·회로도 등을 기술자료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항공·조선·기계 분야 인수합병(M&A)를 신속·효과적으로 심사하고, 비대면 경제 상황에서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송·통신·반도체 분야 M&A에도 적극 대응한다.
중소기업 사업활동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규제와 신기술을 도입·활용하는 사업자의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기술규제 등도 개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