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개막] 바이드노믹스, 한국 경제에 활력 불어넣나

입력 2021-01-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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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DP 1%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 동원
경제성장률 4% 기록할 것 전망도
증시ㆍ기업 규제 등 성장 저해 정책 미뤄질 가능성
“한국 경제 성장 0.4%P ↑”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바이드노믹스가 200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예고한 가운데 한국 경제에도 기회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취임 초기 규제·증세보다 재정 지원을 통한 경기회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미국 경기 회복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좁아진 대외 활동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한국 등 우방국들과의 정치·경제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14일(현지시간) ‘미국 구조 계획’으로 명명한 1조9000억 달러(약 2082조 원) 규모의 새 예산안을 공개했다. 예산안은 1인당 600달러의 현금 지급을 2000달러로 상향하고 실업급여 추가를 9월까지 연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 최저시급을 현행 7.25달러에서 2배 이상 늘어난 15달러로 올려줄 것을 의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대선 공약으로 거론되던 증세와 기업 규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미루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를 벗어나기 위한 구제 방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는 전임자인 트럼프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감세로 경제를 부양하려던 움직임과는 정반대의 접근법으로, 가계 지원에 초점을 맞춰 정치와 경제, 사회 등 복합적인 위기를 조기에 탈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부양책 가운데 국민에게 조달되는 현금만 총 4640억 달러에 달하는데, 미국 월별 개인소득 전체의 30%에 달하는 돈이 투입되는 것이다.

또 1조9000억 달러인 전체 부양책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에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4%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과 연초 두 차례의 대규모 재정 패키지로 이번 1분기 경기 위축 우려를 씻었다”며 “가계는 지난해 2분기 수준의 대규모 이전소득을 통해 향후 소비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정책의 우선순위는 경제 정상화”라며 “반면 탄소세 부과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 등의 정책은 상대적으로 불확실하고, 증세나 대기업 규제와 같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정책은 다소 미뤄질 개연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바이드노믹스에는 가계 지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4년간의 임기 동안 2조 달러가 인프라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며, 강화된 환경 정책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 기대감도 있다. 여기에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기구를 통해 우방국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여러 통상 이슈도 해결할 의지를 보인다.

일련의 이유로 바이든 정권 초기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2.1%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의 상승 압력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전반적으로 바이든의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며 “이에 따른 한국 경제성장률의 상승 압력은 0.1%포인트~0.4%포인트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의존의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의 동참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외면받던 WTO 내 우방국인 한국, 일본 등과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다양한 통상이슈들에 대해서도 공동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리플블루(대통령과 상·하원 모두 민주당 승리)에 성공했음에도 하원에서 이전보다 많은 의석을 잃어 의제 결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중국 강경책이 차기 정권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 등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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