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따르면 세계 3대 곡물인 옥수수, 밀, 콩(대두)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곡물 가격 상승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7개월째 이어지는 상황이다.
옥수수 3월물의 가격은 부셸(27.2㎏)당 5.2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36% 급등했다. 밀 3월물, 콩 3월물도 각각 부셸당 6.7달러, 1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16%, 52% 올랐다.
세계 식량 가격지수도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제연합(UN)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2.2P 상승한 107.5를 기록하며 최근 6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2014년~2016년 평균 식량 가격을 100으로 가정하고 이보다 높으면 상승, 낮으면 하락한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식량 위기 경고음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 속수무책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국제 곡물가격 시세 상승에 취약한 구조라는 얘기다.
국내 곡물 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쌀(20㎏)의 도매가격은 5만 6780원으로 전년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국산 흰콩(35㎏)도 21만7200원으로 22% 인상됐다. 국내 주요 곡물 자급률은 쌀이 92.1%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닥권이다. 밀 자급률은 0.7%에 불과하고 옥수수 3.5%, 대두 26.7% 등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발(發) 글로벌 식량 위기감이 커지며 각국이 식량안보를 강화해 수출을 제한할 경우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인 한국은 당장 식량 부족을 걱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러시아와 베트남이 지난해부터 주요 곡물의 수출을 금지했으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추가적인 수출금지국이 등장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전세계에서 농업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라며 “파종과 수확할 인력이 없는 농가의 작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이 식량안보를 강화에 나서는 ‘식량 자원민족주의’가 확산할 조짐마저 일고 있어 국내의 식량 불안은 우려는 한층 커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