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출범 4년을 맞은 가운데 부처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세종특별자치시(세종시)로 이전도 앞둔 가운데, 중기부가 세 번째 장관을 맞이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3기 중기부’는 정책 조정 능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중기부가 집행해야 하는 예산은 총 16조8000억 원이다. 전년 본예산(13조4000억 원) 대비 3조4600억 원(26%)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예산은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 △온라인·비대면 분야 집중 육성 △지역경제 및 골목상권 활력 제고 △국가대표 브랜드K 확산 및 세계화 △사회안전망으로서 정책금융 역할 강화 등에 쓰일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비대면 전환을 돕고 중소·벤처기업의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되 내수 경제 활성화도 함께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중기부 예산은 조직과 그 중요성이 커진 만큼 꾸준히 증가해 왔다. 부 승격 첫해인 2018년 8조8600억 원에서 2019년 10조 원, 2020년 13조4600억 원으로 매년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중기부가 점차 몸집을 불려가는 만큼 역대 세 번째 중기부 장관이 맡아야 할 책임도 커지는 모습이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 정책 대부분을 맡아 이끌어가면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등 산하기관에 대한 영향력도 키우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등도 성공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이다.
정부도 중기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는 세종시로 이전도 앞두고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17일 문 대통령 승인을 받아 올해 8월까지 본부 정원 499명을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내용의 관보를 고시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집행하는 대표 부처로서 정책 관계기관과 업무협력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단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중기부가 더욱 강력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중기부 관장 사무에 ‘중소기업 정책의 수립·총괄·조정·평가’ 내용을 명시하고 중소기업기본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위상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중소기업계에서도 ‘3기 중기부’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데 앞장서달란 주문이 나온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박영선 장관이 2기 장관을 맡으면서 중기부의 부처로서의 위상은 충분히 제고됐다고 본다”며 “새로운 장관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을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추 본부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격변하는 경제·사회 구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며 “입법 규제가 최근 대거 늘어나고 있는데, 중소기업을 힘들게 하는 규제가 뭔지,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