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물품 분실 시 택배기사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택배기사들의 수입원인 배송 수수료를 일부 가로채는 등 택배사ㆍ대리점의 '갑질'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택배산업 내 불공정 관행에 대한 특별 제보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75건(중복포함)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18일 밝혔다.
부처별로는 국토부 41건, 공정위 21건, 고용부 13건이 접수됐다. 주요 불공정 사례를 보면 수수료 지급과 관련해 택배기사에게 명세를 공개하지 않거나 두 달 뒤 지급하고, 수수료 중 일부를 편취 또는 산재보험 명목으로 삭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시설개선, 분류비용 등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고 동의 없이 회비와 지각 시 벌금 등 명목으로 모금하는 것은 물론 이를 불투명하게 운영했다.
집화·배송 외 간선차량 운행을 강요하는 등 부당하게 업무를 지시하고 택배 분실과 훼손, 고객 불만 등에 대해 택배기사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리점 요구사항 불응 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해지 후 다른 대리점과 계약이 어렵도록 방해하고, 노조 가입자에 탈퇴를 종용하거나 계약갱신 거절, 배송구역 조정 등 불이익을 주는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제보된 내용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위법 사항이 밝혀질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또 이러한 불공정 관행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표준계약서 마련해 적극 보급한다.
아울러 택배기사의 6년 계약갱신청구권 보장, 택배사업자에 종사자 안전관리 의무 부여 등이 담긴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생활물류법)'이 8일 국회를 통과한 만큼 불공정 관행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국회, 사업자단체, 대형화주, 소비자 단체 등과 함께 하는 ‘사회적 논의기구’ 등을 통해 택배산업 내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